60년대 트로이카 여배우 윤정희
60년대 트로이카 여배우 윤정희
  • 박태정 기자
  • 입력 2009-12-01 15:08
  • 승인 2009.12.01 15:08
  • 호수 814
  • 4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년 만에 스크린 복귀
지난달 22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영화배우 윤정희 데뷔 40주년 특별전에서 배우 윤정희가 밝은 모습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배우 윤정희(65. 본명 손미자)가 15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당시 최고의 여배우로 찬사를 받았던 그녀가 신작 영화를 통해 컴백을 알렸다. 이창동 감독의 새 영화 <시(詩)>를 통해 소녀의 순수함을 간직한 인물을 연기한다. 주인공 이름도 그녀의 본명인 손미자와 같아 눈길을 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윤정희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시>는 배우 윤정희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배우 윤정희가 15년 만에 영화에 복귀했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 <시(詩)>를 통해서 변함없이 단아한 매력을 선보인다.

영화 <시>의 주인공 ‘미자'역을 맡은 그녀는 딸이 맡기고 간 10대 외손자를 혼자 키우면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중에도 문학 강좌를 들으며 어릴 적 꿈이었던 시 쓰기에 도전, 소녀적 순수한 감성을 간직한 간병인 역을 맡았다.

그녀는 “이창동 감독과 부산영화제에서 인사를 나눈 정도였는데, 어느 날 저녁식사에 초대받았다. 그래서 답례로 음악회에 초대했다. 그런데 저녁식사에서 나를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는 말을 꺼냈다. 말을 안 하고 시나리오를 쓰는 게 마음이 무겁다고 했지만, 시놉시스를 읽고 믿음으로 하겠다고 했다"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이창동 감독의 연출관에 대해 “굉장히 철저한 분이다. 카메라 워크와 장소 설정이 무척 사실주의적이다. 꾸미고 가상적인 게 없다. 연기도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서 하는 것처럼 하라고 주문한다. 보통 연기가 들어가는데 ‘연기’를 빼라고 한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는 여태까지와는 다른 ‘윤정희’가 나올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갑을 넘긴 그녀는 여전히 아름답다. 아름다움 속에 관록이 녹녹하게 묻어나기까지 한다. 이제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래를 연기하면서 삶과 예술에 대한 자유로움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영화는 마치 윤정희의 실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게 아닌가 싶다. 주인공 이름마저 우연의 일치처럼 윤정희의 본명과 같다. 윤정희의 본명은 ‘손미자'. 이런 연유에서 영화 <시>가 어쩌면 윤정희를 위한 영화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시>는 지난 11월 25일 크랭크인을 시작으로, 약 3개월간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서 촬영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67년 합동영화사에서 공모한 <청춘극장>(감독 강대진)신인공모에 뽑혀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한 윤정희는 여주인공 오유경 역을 맡아, 상대역으로 백명민 역의 신성일, 그리고 허운옥 역을 맡은 고은아와 연기하며 당시 대히트를 기록한다. 이후 그녀는 <안개>, <그리움은 가슴마다>, <지하실의 7인>, <무녀도> 등 숱한 히트작을 남기며, 60년대 문희, 남정임과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다.

정종화 씨는 “윤정희는 예술영화와 흥행영화를 오가며 자기 관리에 철저함을 보여줬다”면서 “예술영화인 <독짓는 늙은이> <무녀도> <분례기>등을 통해 최고의 연기자로 각광을 받았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한 뒤에도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극락조> <사랑의 조건> <여수> 등에 출연했으며 92년 박철수 감독의 <눈꽃>을 직접 기획하고 출연했다. 또 94년에는 <만무방>에 출연해 대종상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화 <시>는 윤정희 외에 손자 정욱 역에는 이다윗이, 문학 강좌에서 만나는 박형사 역에는 김종구가 맡았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sun.co.kr

박태정 기자 tjp79@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