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연극 <교수와 여 제자>
대학로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연극 <교수와 여 제자>
  • 인터넷팀 기자
  • 입력 2009-11-03 14:57
  • 승인 2009.11.03 14:57
  • 호수 810
  • 5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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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불륜 ‘섹스테라피’였다

섹스테라피를 소재로 한 연극〈교수와 여 제자〉가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교수와 여제자〉는 성기능장애를 앓고 있는 대학교수와 여 제자와의 성 행위, 이른바 섹스테라피를 통해 성기능 장애를 치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때문인지 중년남녀 관객에서부터 비뇨기과전문의, 심리학과전문의 등에 발길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성관계를 통해 ‘침실 문제’를 해결하는 영국의 50대 여성이 화제다.

지난 9월 15일, 영국의 더 선에 따르면 마레 시몬(54)은 약 1500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으며 남녀의 성적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섹스 서로게이트’(Sex Surroga te)로 자신을 지칭한 시몬은 런던 첼시에서 ‘섹스 테라피’를 운영하며, 침실에서 일어나는 남녀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교수와 여 제자의 은밀한 사랑

대학로에서 공연되는〈교수와 여 제자〉가 바로 그런 소재를 다룬 작품. 성적 장애를 앓고 있는 대학교수와 여 제자의 은밀한 사랑을 소재로 환자를 치료하는 치유극이다.

극 중 남자 주연의 임포민 역은 학생들에게 촉망받는 철학과 교수이다. 발기부전으로 인해 밤마다 아내에게 구박을 받으며 우울증에 가까운 심리 상태를 보인다. 집밖에서는 권위와 능력 있는 교수로 가면을 쓰지만 집 안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남편일 뿐이다. 성기능 장애로 인해 아내와 함께 해결점을 찾지 못한 교수는 자연스럽게 여 제자와의 외도를 결심한다. 교수는 섹스 테라피스트로 나선 여 제자와의 성행위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다.

이 같은 특별한 상황을 통해 성적 장애를 앓고 있는 중년 남녀를 위해 치료하고, 치유하는데 이롭게 할 목적이 적용된 연극이다.

성 장애를 치유하는 소재의 연극이라는 점에서 의료업계의 관심은 물론 4~50대 중년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연을 지켜본 관객들의 반응은 양분됐다. 섹스테라피로 인정하는 부류와 전라의 배우들에 실제 정사장면을 방불케 하는 연기를 보고 외설로 여기는 부류로 나눠졌다.


외설 논란 속 흥행 성공비결

‘외설과 치유극’이라는 논란 속에 ‘교수와 여 제자’는 대학로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작품이 되고 있다.

〈교수와 여 제자〉의 관람객은 남성관객이 70%, 여성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4~50대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공연을 지켜 본 남성들이 관념적인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얘기를 공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기능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어 극장을 나서고 있다고 한다.

남성들은 한명씩 찾아오는데 반해 여성들은 계모임 등을 통해 단체로 관람하고 있어 이채롭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여성관객 김모(46·여)씨는 “연극을 통해 중년 남성들이 성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남편을 이해 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지쳐 돌아 온 남편에게 애정으로 위로해 줬더니 남편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영등포에 거주하는 이모(52·여)씨는 “〈교수와 여 제자〉연극을 보고 발기 불능 남편의 고충을 이해했다”면서 감사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아내들, 공연 통해 남편 이해

공연을 통해 성기능 치료 효과를 얻고 있는 입소문이 나자 비뇨기과전문의, 심리학과 전문의들도 공연장을 찾고 있다고 한다.

〈교수와 여 제자〉는 4~50대 관객들에 인기 있는 반면 2~30대에겐 관심이 높지 않다.

그들에게 연극의 주제가 되는 발기부전이나 섹스테라피에 대한 공감대를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야하다’는 입소문 때문에 호기심 충족으로 찾는 관객들이 있을 뿐이다.


전라의 남녀 배우 성행위 연기

그렇다보니 ‘외설’ 논란으로 뜨겁다. 남녀 배우가 전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등장,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연기한다. 어두운 극장 안은 이내 뜨거워진다. 배우들의 거친 숨소리, 그리고 지켜보는 관객들의 숨죽이는 소리에 극장은 적막마저 감돌게 된다. 그 만큼 뜨겁다. 특히 여 제자 역을 맡은 연극배우 최재경(22)의 대담한 연기가 화제다. 그녀는 많은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옷을 벗는다. 과감한 노출이다.

최재경은 “노출이란 관점보다 사랑이란 관점으로 노출을 봐줬으면 좋겠다. 존경하는 교수님을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치는 헌신적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위선이나 체면 따위는 필요 없다. ‘아담과 이브’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연극계의 비난은 거세다.〈교수와 여 제자〉는 같은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연극〈논쟁〉과 비교되면서, 외설성과 작품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성고민 중년을 위한 연극

이에 대해〈교수와 여 제자〉를 제작·기획한 예술집단 참 관계자는 “이 연극은 중년을 위한 ‘성테라피’를 소재로 한 공연이다. 때문에 20대 관객을 위한 공연이 아니다”라며 “20대 관객들이 연극에 대한 비평이나 독설을 내뿜는 것에 대해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중년이 되어 고개 숙인 남성들의 고민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개 숙인 남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젊어지는 그날까지 공연을 지속할 계획이다. 실제 정사를 통한 섹스 테라피가 있듯, 치유극을 통해 고개숙인 남자를 치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과 화제 속에서〈교수와 여 제자〉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모든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율 상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현장 당일 예매가 전체 예매율 중 3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장 판매가 많은 것은 인터넷 예매를 하지 못하는 중·장년층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공연 좌석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배정하고 있다.

연극의 흥행 성공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정종화씨는 “성적 능력을 잃고 삶에서 무너져 가는 한 남자의 고충이 연극에 잘 묻어나 있다. 이 때문에 중·장년층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개 숙인 남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그날까지 공연을 계속하겠다는〈교수와 여 제자〉는 대학로 한성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문의 02-2275-7103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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