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연극의 진수 <밤으로의 긴 여로>
사실주의 연극의 진수 <밤으로의 긴 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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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9-22 14:26
  • 승인 2009.09.22 14:26
  • 호수 804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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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이해랑 연출로 드라마센터에서 이해랑, 장민호, 황정순, 최상현 등이 출연, 국내 초연된 <밤으로의 긴 여로>는 당시 많은 젊은이들이 연극이라는 장르에 매료되는 계기가 되었던 공연이다.

9월 이해랑 서거 20주기 추모공연으로 임영웅 연출로 새롭게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유치진, 이해랑, 차범석으로 이어지는 한국 연출계의 계보를 이으며 스승인 김규대 선생으로부터 “연극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체득했다”는 임영웅 연출은 이번 공연을 통해 사실주의 연극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유진 오닐이 아내 칼로타에게 헌정하는 글에서 ‘옛날의 슬픔을 눈물과 피’로 쓴 것이라 표현할 만큼 이 작품에는 그의 아픈 가족사가 투영되어있다.

그의 사후 3년만인 1956년 스톡홀름 왕립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관객과 평단 모두로부터 대성공을 거두며 그에게 네 번째 퓰리처상을 안겨 주었다. 그 후 이 작품은 세계 곳곳에서 지금까지도 꾸준히 공연되고 있으며, 영화로도 여러 차례 제작된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어머니 메어리와 아버지 제임스, 두 아들 제이미와 에드먼드. 이들은 증오와 사랑이 뒤범벅된 채 날카로운 말로 서로 상처 주고, 과거에 대한 후회와 집착을 되풀이한다. 타이런 가족에게서 관객들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갈등하며 서로의 아픔을 이해해가는 모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타이런 가의 여름별장 거실, 그 고정무대에서 8월 어느 날 아침 8시 30분부터 자정까지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오직 배우 5명의 연기력으로 3시간 가까운 공연을 이끌어가야 하는 이 작품은 모든 배우들이 꿈꾸는 작품이다.

고 이해랑 선생이 가장 아꼈던 여배우이자 섬세한 감성연기가 돋보이는 배우 손숙이 가장 비극적이고 심각한 내적 갈등을 겪는 인물인 메어리로 분하고, TV와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정확한 발음과 연기를 선보여온 김명수가 힘들었던 과거로 인해 형성된 가난에 대한 공포로 돈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의 배우인생과 가족들을 망가뜨리게 되는 제임스 타이런으로 등장한다.

끊임없는 소외감과 정신적 방황을 보여주는 알코올 중독자 제이미 역은 최광일이 맡아 데뷔 후 20여 년 동안 여러 작품에서 쌓아온 밀도 있는 연기력으로 가족 중 어느 곳에서도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절망적인 상태로 방탕한 삶에 휩싸이는 형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유진 오닐의 분신이자 폐결핵을 앓으면서도 예술가적 인생철학을 지향하는 에드먼드는 <사랑과 우연의 장난> 이후 2년 만에 연극무대에 서는 김석훈이 열연한다.


공연일시 9월 18일~10월 11일
공연장소 명동예술극장
공연시간 화, 목, 금 오후 7시 30분/ 수, 토, 일 오후 3시
월 공연없음
티켓가격 A석 20,000/ S석 35,000/ R석 50,000
공연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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