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위해선 한국 정서 이해 필요”

“한국 이상하다. 한국인이 싫다”. 이런 글을 개인 홈피에 올렸던 것이 문제가 된 ‘2PM’의 멤버 재범이 한국을 떠났다. 그 후유증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재범이 한국을 폄하한데 대한 분노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사이 네티즌의 ‘마녀사냥’과 언론의 ‘여론몰이’에 희생을 당했다는 동정론이 일기 시작했다. 이번 재범 사건을 중심으로 해외교포 출신 연예인들의 한국진출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그룹 ‘2PM’의 재범이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노다지’에서 결국 하차했다. 그리고 스스로 팀을 탈퇴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재범의 한국 비하는 데뷔전 일이다. 그는 미국의 개인 홈페이지인 마이스페이스에 “한국 이상하다. 한국인이 싫다”는 식의 글을 올렸다. 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재범과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가 공식 사과문을 띄웠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그가 전속으로 출연하고 있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노다지’제작진은 7일 회의를 통해 재범의 하차를 결정했다.
MBC제작진은 “자숙의 의미로 활동을 접는다는 소속사 측 의견을 존중했다”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웃고 떠드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소속사의 뜻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재범의 빈자리를 대신해 같은 소속사 2AM의 조권이 참여했다. 하지만 고정으로 출연하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면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을 따름”이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당분간의 자숙 기간이 필요할 듯하다. 아직까지 탈퇴 등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재범의 일밤 하차 이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아고라 사이트에서는 그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청원운동이 한때 벌어지면서 5000명이 서명을 했다. 이와 반대로 2PM 팬들 역시 ‘재범 오빠 이제 그만 용서해주세요' 등 적극적인 구명 활동을 벌였다.
재범에 대한 찬반양론이 사회적 이슈처럼 번졌다. 결국 재범은 표면상 자의의 형식을 취하고 스스로 팀을 탈퇴했다. 그리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여론은 급반전 됐다. 네티즌의 ‘마녀사냥'과 언론의 ‘여론몰이'에 희생을 당했다며 동정론이 일기 시작했다.
팀 탈퇴 후 미국 출국
그룹 ‘코요태’의 빽가와 MC 붐이 재범의 탈퇴와 관련해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빽가는 9일 오전 개인 미니 홈페이지에 “불과 두 달 전 나를 변태 파렴치한으로 몰아가며 죽일 듯 달려들던 무서운 사람들이 또다시 동료이자 동생인 한 사람을 보내버렸다"고 운을 뗀후,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이고 더군다나 어린 시절 힘들고 괴로웠던 시절의 이야기를 마치 지금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것처럼 달려들어 한 사람을 떠나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그 친구와 친한 것도 연락을 하는 사이도 아니다”라고 밝히며 “주제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나도 얼마 전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은 후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크고 괴로운 것인지 알기에 공감이 간다”고 설명했다.
빽가는 최근 ‘청담동 클럽 사진’에 자신과 닮은 사람이 포함돼 있었다는 이유로 네티즌들에게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제 더 이상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주제넘게 이런 글을 썼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내 생각이고 바람이니 욕을 하든지 테러를 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앞서 붐도 8일 오후 개인 홈페이지에 “마음이 너무 아프고 사랑하는 동생이었기에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다”며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리라 믿고 돌아올 때는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붐의 미니홈피 사진첩에는 재범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
그룹 ‘2PM’의 한 팬은 “네티즌의 ‘마녀사냥'과 언론의 ‘여론몰이'에 희생당했다”면서 “꼭 그렇게 내몰았어야 했냐는 의문이다. 우선 원인을 제공한 것은 재범이다. 하지만 그를 궁지로 몰아간 건 대중과 언론이다”면서 동정론을 폈다.
그는 또한 “소속사인 JYP도 문제다. 사건이 터지고 재범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소속사는 그야말로 방관했다. JYP는 문화 차이에 의한 해석의 오류를 적극 설명했어야 한다. 소속사의 안일한 생각이 재범을 매국노로 내 몰았다”면서 소속사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재범은 논란에서 떠났다. 하지만 논란은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를 표출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향후 해외 교포에 대해서도 참정권을 인정할 참이다. 이번 재범 문제에서 불거졌던 이민 2,3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와 생각이 한국민의 정서와는 차이가 크다. 해외에서 태어나서 자랐기 때문에 외국인의 정서에 가깝다. 그러나보니 문화적 이질감이 크다. 이런 문화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하면 해외 교포 참정권 문제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와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sun.co.kr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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