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대학로에 색다른 공연이 있어 화제다. 연극인지 뮤지컬인지 알 수 없는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는 관객들을 시종일관 웃게 만든다. 그렇다고 가벼운 웃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상현실 속에서도 현실 상황을 반영하는 다소 암울한 모습도 보여주는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의 매력을 파헤쳐 본다.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는 연극인들의 파업과 경제 불황이라는 다소 암울한 상황을 신나고 유쾌하게 풀었다. 그러나 이 작품을 한번 웃고 마는 단순 코미디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늘 소란스러운 나이트클럽에도 힘겨운 일상은 있고 이루고 싶은 소박한 꿈도 있다. 지배인 강철에게는 자그마한 횟집이, 핫바지는 가수가 되는 것이, 장동건에게는 폼나는 금의환향이 꿈이다. 그리고 자신의 개똥철학을 열성적으로 쏟아놓는 극 중 ‘배우’ 는 10년 뒤에도 변함없이 대학로에 서 있는 것이 꿈이라 말한다.
이 작품이 가볍고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는 이러한 부분을 지나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이트클럽 웨이터,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은 나이트클럽 웨이터와 연극배우라는 고정관념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이미지 뒤에 숨겨진 그들의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잔잔한 감동까지 전하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로 관객 매료
시시 때때로 흘러나오는 음악. 그런데 배우들한텐 마이크가 없다?
음악이 흘러나오면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어디론가 움직인다. 그리고 능청스럽게 쥐어 드는 노래방 마이크!
소극장 환경과 나이트클럽 무대라는 배경을 고려한 노래방 마이크 콘셉트는 음악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이전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보인다.
공연 내내 신나는 음악과 함께하는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 하지만 뮤지컬이라고 하기엔 뭔가 특이하고 그렇다고 그냥 연극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쉽다. 나이트클럽이라는 특성을 십분 살린 쇼와 음악으로 마치 콘서트 장에 와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분위기를 한층 더하는 동영상은 때로는 파격적으로, 때로는 서정적으로 등장하여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렇게 신나는 공연을 보러 왔는데, 관객을 가만히 놔둘 수 있나. 사정없이 들이대는 핫바지와 그윽하다 못해 느끼한 눈빛으로 명함을 건네는 장동건 등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인물들과 파워풀한 테크노타임엔 관객들도 함께 몸을 흔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관객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까지 준비되어있다. 관객 중 한 명은 공연 날이 바로 생일! 진짜 생일이 아니어도 좋다. 관객 중 한 명에게는 도깨비나이트클럽의 생일 이벤트로 배우가 직접 맛있는 케이크를 서비스하는 행운이 돌아간다.
이뿐만이 아니다. 만화 같은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횟집 사장의 소박한 꿈을 지닌 전설의 칼잡이 강철 지배인을 중심으로 도깨비 나이트의 분위기 메이커 핫바지, 셔츠 위에 먼지 하나 허락하지 않는 폼생폼사 장동건, 엉뚱 발랄한 매력으로 강철을 한 눈에 사로잡은 추화자까지!
어느 하나 눈이 가지 않는 인물이 없을 정도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역할 하나하나마다 능청스럽게 녹아 든 배우들이 이끄는 유쾌한 작품이다.
며칠째 계속되는 연극인들의 시위, 그로 인한 경제여파와 한산하기만 한 가게들, 긴장감을 조성하는 뉴스들…지금 현실의 상황과 닮아있는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 속 현실은 마치 폭풍 전야와 같다. 하지만 여기 이 인물들, 도깨비 나이트 클럽의 사람들은 공연 내내 시원한 춤과 노래와 함께 시끌벅적한 웃음을 던져준다. 진지한 듯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설픈 배우 역시, 보고 있자면 웃음이 나오긴 마찬가지다.
폭풍 전야, 그 안에도 웃음과 축제가 있길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긴장감을 느끼는 상황이지만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의 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마음 속에 갖고 있는 축제를 잊지 않는다. 누구 하나 관심 갖지 않아도 춤추고 노래하면서 각자의 축제를 즐긴다. 어쩌면 그것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이 상황을 견뎌나가기 위한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연극 관계자는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를 통해 관객들도 이런 마음을 품길 바란다고 전했다.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로 한바탕 시원하게 웃고, 더불어 잊고 있었던 마음 속 축제를 다시 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공연일시 8월 19일 ~ 9월 16일(월요일 공연 쉼)
공연장소 대학로 씨어터 디아더
공연시간 평일 8시 / 토요일 4시 7시 / 일요일 3시 6시
티켓가격 일반 25,000원 / 대학생 20,000원 /
청소년 15,000원
공연문의 02-521-792
공연예매 티켓링크, 인터파크, 옥션, 사랑티켓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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