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 등 각종 모임 증가로 음주운전 기회가 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사고예방을 위해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출근하는 일명 ‘숙취운전자’들도 증가하고 있어 출근길 음주단속도 늘리는 추세다. 경찰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집중단속기간을 홍보했지만 ‘나는 안 걸리겠지’하는 운전자들의 안일한 생각으로 인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상습적으로 음주운전 하는 시민들이 문제
“음주운전 치사율 매우 높은 점 명심해야”
기자는 22일 서울 성동경찰서 교통정보센터(이하 성동서 교통센터) 소속 경찰들과 함께 음주운전 단속 동행취재를 나섰다. 성수역 아래로 향한 경찰은 단속을 위한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혹시나 모를 도주경로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음주운전 단속은 밤 10시 경부터 성동서 교통센터 이월엽 경위(팀장)의 통솔 하에 성수역 아래 도로에서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오승원 경사는 “과거 2000대 초반까지만 해도 오후 10~12시경부터 음주단속을 시작해 새벽 4시정도까지 진행했다. 그때 당시에는 휴식기간이 없어도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다”며 “현재는 관할팀별로 하루씩 편성 돼 총 4교대를 실시한다. 경찰의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1번, 많으면 2번 가량 교대해 단속을 하지만 시민들은 경찰을 매일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제2‧3의 피해자 만든다”
성동서 교통센터 정태교 경사는 “현재 편성된 단속 시간이 22~24시, 24시~2시, 2~4시 등이며 이 시간만 노리는 음주 운전객들로 인해 게릴라 형식으로도 단속을 진행한다. 또 매주 장소를 바꿔 실시하기 때문에 ‘나는 안 걸리겠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음주 측정은 1차 육안 식별 감지 후 실시한다. 수치에 따라 ‘정상통과’, ‘정지’, ‘취소’ 등이 결정되며 단속 적발 시 신분증 또는 차량 번호를 통해 신분 확인을 거친 후 대리를 불러 현장에서 귀가 시킨다.
조사는 음주상태에서 진행이 어렵기 때문에 적발 다음 날 또는 다음 주 정도부터 진행되며 교통사고 조사계 담당자에게 배정되는 형태다. 또 담당자의 조사 일정에 따라 달라지며 보통 2~3일안에 조사가 끝나 행정처분 후 벌금 등 조치가 이뤄진다. 정지나 취소의 경우 검찰에서 나오는 벌금도 포함한다.
정 경사는 “배달, 택시 등 생계형 운전자들도 가끔씩 단속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자칫하면 손님 또는 중요 물건들에게 치명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일부 생명이 걸린 문제다. 자신은 괜찮다고 느끼면서 음주운전을 하지만 제2, 제3의 피해자를 만드는 격”이라며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측정 거부 도주자 발생
경찰차로 막아 체포
밤 11시 19분경까지 현장 단속은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단속 경찰들 사이에서 “어..어!”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한 운전자가 측정을 거부하고 도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월엽 경위는 곧 바로 경찰차에 탑승해 도주차량을 추격했다. 60m 가량 달렸을까. 경찰차는 도주차량을 추월했고 도주차량을 세우려고 뱡항을 틀어 길목을 막아섰다. 하지만 운전자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경찰차와 도주차량이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큰 사고가 나지는 않았다. 이 경위는 차에서 내려 도주차량으로 향했다. 곧 바로 음주 측정을 했고 도주자가 측정기에 대고 입김을 불자 ‘삐’ 소리가 나며 음주운전자로 확정됐다. 이 경위는 운전자를 음주운전, 음주사고, 측정거부‧도주 등의 혐의로 경찰차에 태워 성동경찰서로 향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이었지만 이 경위의 신속한 조치로 음주단속 도주자를 체포 할 수 있었다. 도주자를 놓쳤더라면 또 다른 피해자를 낳을 수 있는 긴급한 상황이었다. 이날 음주단속은 24시까지 계속됐다.
“음주운전은 습관이다“
오승원 경사는 “측정을 거부하고 도주하는 운전자들을 검거하면 대부분 음주운전자다. 겁나서 (도주) 했다는 경우가 많고 상습적으로 도망가는 운전자들도 종종 있다”며 “경찰이 아무리 음주운전 단속 강화를 외쳐도 평시와 다를 바가 없다. 술만 먹으면 습관적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이 90%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오 경사는 “출근길 음주운전 단속 적발 또한 많다. 휴식을 취했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운전을 하는 것인데 아무리 휴식 후라도 알콜은 몸에 남아있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오 경사는 “음주운전은 습관이다.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매번 음주운전을 했지만 단속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상습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음주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시민의식’은 ‘요지부동’이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는 치사율이 높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