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계기 한결 성숙…‘착한 남자 만나고 싶어요”

2009년, 이파니가 누구보다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수 활동과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연예계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조만간 영화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이혼이라는 큰 아픔을 딛고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파니. “어린 나이에 많은 일을 겪었지만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는 이 당당하고 멋진 여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파니는 작년 말 미니앨범〈플레이보이(Play Boy)〉를 발매하고 동명 타이틀곡으로 활동 해왔다. 경쾌한 하우스풍의 ‘플레이보이’는 “흥겹다”는 평을 받았지만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진 못했다. 160여곡 중 고르고 고른 노래, 가수로서 처음 선보인 곡인만큼 아쉬움이 크겠다 싶었는데 이파니의 대답은 “NO”다.
후속곡〈판타스틱 걸〉GO!
“앨범 발매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괜찮아요. 이혼 후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방송게로 돌아왔고 지금은 여러 장르에 도전하면서 ‘제일 잘하는’ 일을 알아가는 중이거든요. 아직 제 재능도 다 파악하지 못했는데 노래가 안 떴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죠.”
물론 재능 확인만을 위해 이파니가 만만치 않은 가요계에 뛰어든 건 아니다. 중학교 3학년 때 교회 뮤지컬 출연을 계기로 무대를 동경해 왔던 그녀다. 하지만 ‘무대에 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평소 “노래 좀 부르고 춤도 좀 췄던” 이파니지만 막상 음반 녹음을 시작하자 부족함만 느껴졌다. 활동하면서는 “3분 남짓한 시간 안에 춤과 노래는 물론 연기, 쇼맨십까지 보여줘야 하는 어려운 직업이 가수”임을 절감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이파니가 아니다. 최근 중독성 강한〈판타스틱 걸(Fantastic girl)〉을 후속곡으로 정하고 ‘귀여운 섹시’를 콘셉트로 잡은 그녀는 계속 ‘무대 위 행복’을 맛볼 계획이다.
2009년 목표? 신인 탈출!
“대중에게 인정받는 가수가 될 때까지 활동하고 싶어요. 실력이 부족한데도 최대한 라이브를 고집하는 것도 가수는 노래로 승부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거든요.”
요즘 이파니는 가수 활동과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케이블방송 위주에서 지상파로 영역도 넓혔다. 솔직한 성격과 입담 덕에 러브콜이 이어진다니 ‘예능 기대주’인 셈.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조만간 영화에도 도전한다. 지난 해 케이블방송 XTM〈앙녀쟁투〉출연이 연기 경험의 전부지만 2006년 ‘한국플레이보이모델 1위’로 연예계에 데뷔한 후 모든 걸 현장에서 배웠기에 두려움은 없다.
“부딪치면서 많은 걸 배우고 느끼려 해요. 첫 영화고 경험이 부족한 만큼 열심히, 조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걱정보단 설렘이 앞서요.(웃음)”
스스로 아직은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모델로서도 완성되지 못했다고 평하는 이파니. 그렇게 부족한데도 사람들이 계속 찾는 이유가 묻자 솔직한 대답이 튀어나온다.
“고정된 이미지가 없어서인 것 같아요.(웃음) 2006년 모델로 데뷔해서 2007년엔 활동을 거의 안했고 2008년에 다시 했으니 아직 신인이잖아요. 그래서 올해 목표도 신인 탈피에요. 그저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 하는’ 사람이 되는 거죠.”
“살면서 후회한 적 없어”
예쁘장한 외모에 당돌하다 싶을 만큼 밝은 성격. 이파니의 첫인상은 ‘철부지 부잣집 딸’이지만 사실 그녀는 ‘똑순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중학교 3학년 때 독립, 갖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직접 마련했다. 덕분에 “아프리카 밀림에서도 살 수 있는” 생활력과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해내는 의지를 얻었다. 실제 그녀는 2006년 한국플레이보이모델 선발대회 당시 10일 동안 하루에 사과 한개만 먹고 체중을 56kg에서 48kg으로 줄였다. 매번 최선을 다했기 때문일까. 이파니는 “어린 나이에 많은 일을 겪었지만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해 5월, 이혼이라는 큰 아픔을 겪은 이파니. 그녀는 “양가 부모와 지인들에게 한 ‘잘 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고 그만큼 더 열심히 생활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여전히 사랑을 믿고 ‘착하고 수더분한 남자’와의 결혼도 생각한다. “시작은 조심스럽겠지만 전보다 더 사랑을 잘 키워갈 자신이 있다는” 이파니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스친다.
“다음 번 사람과는 오래 인연을 지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서로 배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럴 준비도 돼 있어요. 사랑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이 사랑으로 인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주고 싶어요.”
신혜숙프리랜서 기자 tomboysh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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