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경남 이도균 기자] 진주시 의회는 20일 제191회 시의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017년도 당초예산에 대해 93억 원이라는 전례가 없는 최악의 무더기 삭감해 최근 시장 막말에 대한 보복성 의결이라는 논란과 함께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진주시의회가 최근 수년간 이듬해 예산안 심의에서 5억~20억 원을 깎은 점에 비추어보면 이런 삭감 액수는 유례가 없는 것이다.
시 공무원들은 얼마 전에는 다수의 시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특정 시의원이 진주시 행정을 개판으로 발언하더니 이제는 일 조차 못하게 한 것에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

진주시에 따르면 1조800억 원의 세출예산 요구안 중 93억 원을 삭감했으며, 도내 경남도(7조원의 예산 요구안 중 15억 원), 김해시(1조2900억 원 예산 요구안 중 5억 원) 등과 비교할 때 턱없이 많아 이는 집행부가 일을 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시의회는 회계과에서 제출한 관사용 노후 비품 교체비와 부시장 관사용 아파트 구입비 등 4억3000만 원 전액을 삭감하고 기획예산과의 정책자문교수단 과제연구비 1억5000만 원 가운데 1억 원만 승인했다.
특히 공보관실 예산의 경우 전체 편성안 25억여 원 중 절반가량인 12억 원을 삭감했다.
진주지역 소식을 알리는 진주 소식지 발행에 드는 4억1000만 원 전액을 승인하지 않아 당장 2017년부터 발행이 중단될 처지에 놓였다.
이에 대해 담당 공무원들은 "이런 예산 삭감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라며 "시의회가 감정적으로 시민 살림을 없애 버렸다"고 볼멘 목소리를 냈다.
일부에서는 시의회가 최근 시장의 막말 파문에 대한 보복성 삭감이라는 지적이 제시됐다.
지난달 24일 이창희 진주시장은 본회의장 앞에서 한 시의원에게 '까불고 있어'라고 막말을 했다. 이에 시의회는 의장 명의로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진주시에 보냈지만, 공개 사과는 받지 못했다.
이 시장은 당시 이틀 전 평거동 10호 광장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2차 시국대회'에서 한 시의원이 '진주시 행정이 전국에서 제일 X판이어서 이를 밝혀내고 진주시장이 물러날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한 발언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이도균 기자 news2580@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