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 속도 내는 셀트리온, 계열사 상장 앞과 뒤
사업다각화 속도 내는 셀트리온, 계열사 상장 앞과 뒤
  • 신현호 기자
  • 입력 2016-12-16 19:57
  • 승인 2016.12.16 19:57
  • 호수 1181
  • 35면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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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등에 거액 투자, 주주 반발 일으킬 수도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바이오 의약품 제조업체 셀트리온이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기능성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건강기능식품 등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대응전략에 나섰다. 해당 사업들은 자회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 드림이앤엠 등에서 맡게 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사업 추진과 함께 계열사의 주식시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3년 화장품 업체 ‘한스킨’을 인수하고 사명을 셀트리온스킨큐어(스킨큐어)로 변경했다. 스킨큐어는 셀트리온지에스씨의 100% 자회사로, 서정진 회장이 지분 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스킨큐어는 사명변경 후 ‘코스메슈티컬’ 전문 브랜드를 표방,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코스메슈티컬은 의학 검증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으로, 최근 화장품 업계뿐 아니라 제약업계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시장 규모는 2013년 597억 원, 2014년 779억 원, 2015년 999억 원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기능성 화장품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까진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스킨큐어의 지난해 매출은 182억 원, 순손실 55억 원으로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셀트리온은 바이오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로 화장품을 그룹의 캐시카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셀트리온의 또 다른 먹거리는 ‘건강기능식품’이다. 셀트리온은 2017년 건강보조식품 출시를 앞두고 최근 원료 재배 등을 준비하고 있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러시아에 약 5000만㎡(1500만평)의 토지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자회사를 통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본사에선 건강기능식품 사업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는 게 셀트리온 측의 설명이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역시 성장세다. 지난해 생산실적은 1조82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8%나 늘었고, 시장 규모는 2조3291억 원으로 16.2% 성장했다.

화장품·엔터사업 눈독

셀트리온은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추진 중이다. 계열사 드림이앤엠은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다. 올 상반기 흥행작인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30억 원을 투자해 관심을 끈 바 있다. 지난해 매출은 19억 원으로 그룹 전체로 보면 실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셀트리온이 엔터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화장품 자회사(스킨큐어)와의 시너지효과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자사의 한류 콘텐츠를 스킨큐어의 화장품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양사가 상호보완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란 전망에서다.

셀트리온은 계열사들을 주식시장에 잇달아 상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서 회장은 최근 사적인 자리에서 “드림이앤엠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장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후 자금을 조달해 본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드림이앤엠 상장 추진에 앞서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헬스케어)의 상장이 먼저 이뤄질 전망이다. 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생산하는 의약품을 유통·판매하는 회사다.

셀트리온은 올해 안에 헬스케어의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4~6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해외 투자자 모집을 위해 상장 주관사에 합류시킬 외국계 IB(투자은행)를 물색, 기업공개(IPO) 입찰제안요청서를 송부했지만 대부분의 외국계 증권사들이 이를 외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흥행을 보고 외국계 주관사로 눈을 돌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요예측에서 총 390조 원의 자금이 들어왔는데 이 가운데 90%에 달하는 물량이 해외 기관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헬스케어도 해외에서 흥행을 노렸지만 주관사 선정부터 굴욕을 당한 셈이다.

계열사 상장 이어질 듯

셀트리온은 화장품을 그룹의 캐시카우(수익원)로 삼은 만큼 스킨큐어의 상장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계열사들이 성공적으로 상장하게 되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부채의 증가 없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려갈 수 있게 된다. 모기업인 셀트리온이 ‘코스닥 시가총액 1위’라는 후광효과까지 더해지면 투자유치는 더 원활해질 수 있다.

반면 상장 후 리스크도 없지 않다. 경영상의 문제에 대한 일부 주주들의 반발은 상장회사의 양면성으로 지목된다.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 2013년 서 회장이 불법 공매도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하려고 하자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한 전례가 있다.

서 회장은 일부 정치권 인사와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 회장을 정치권으로 영입하려했다가 거절당한 건 유명한 일화다. 두 사람은 인천제물포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셀트리온 본사가 자리하고 있는 인천 연수구는 황 전 장관의 의원 시절 지역구다. 셀트리온은 송도신도시의 개발 초기인 2000년부터 설비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서 회장은 전 인천시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물론, 현 시장인 유정복 시장과도 각별한 사이다.

그룹 제약 사업사인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본사 주소지를 기존 서울 역삼동에서 청주시 오창읍으로 이전했다. 청주는 서 회장의 고향이다. 이 회사는 같은 해 제네릭 의약품 해외수출용 오창공장을 준공했다. 본사 이전에 따라 지방소득세 등으로 인한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 회장은 자신의 고향과 사업 기반을 다진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면서 “향후 계열사들이 상장되면 투자의 규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간 정치권과 밀접한 기업들 사례를 보면, 정치적 이념과 이해관계가 다른 주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도 없진 않다”고 밝혔다.

신현호 기자 sh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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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 때려잡자 2016-12-17 16:54:50 59.25.86.233
오늘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셀트리온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CT-P10)에 대해 리툭산의 모든 적응증으로 승인권고하였습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트룩시마는 항염증제 외에 항암제로서의 적응증이 함께 있어서 개발이 까다로와 베링거인겔하임, 테바, 삼성 등이 개발을 중단한 제품입니다.
그래서 림프종 포함, 모든 적응증의 승인권고가 더 없이 기쁜 일이 됩니다.

잔치날 젯뿌리는 기사 역시 공매 앞잡이 기레기 기자답다

셀주주 2016-12-17 12:22:42 122.38.69.36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펜끝이 머무는걸보니 의구심이듭니다 기사전체에 공정성이 결여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