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 전선’ 선봉된 이재명…흔들리는 야권 대선 판
‘반문 전선’ 선봉된 이재명…흔들리는 야권 대선 판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6-12-16 18:29
  • 승인 2016.12.16 18:29
  • 호수 1181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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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의 ‘맞짱’선언에 ‘술렁’이는 野, ‘철렁’한 文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야권의 국정 수습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초반부터 내부 충돌과 엇박자로 인해 야권 내에선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야권 대선후보들 사이 주도권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잠재돼 있던 지도부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연일 민주당에 날을 세운다. 특히 대통령 탄핵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 이재명 시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다른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답보하는 동안 이 시장의 지지율은 수직 상승을 기록했다. 이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총장과 함께 대권 주자 빅3로 꼽힌다. 결국 몸집이 커진 이 시장이 먼저 치고 나온 것이다. 이 시장은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고립’의 신호탄을 쐈다.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 간 양강 구도가 현실화된 것. 이에 정치권은 분열을 거듭해왔던 민주당의 이력을 볼 때 앞으로 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개헌’ 고리로 ‘文 포위 작전’ 가시화 되나  
- 몸집 커진 이재명…검증 과정에서 ‘거품’빠질 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정국은 빠르게 대선 모드에 돌입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친문과 비문, 대선 주자끼리 물고 물리는 양상이다.

 

이재명 시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거기는 1등이잖아요”라며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이 합심해 결선투표제를 적극 활용, 반전을 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민주당 내 ‘대선 뇌관’에 불을 붙였다.

이후 이 시장의 ‘비문연대’ 발언은 다른 후보들의 반발과 이 시장의 해명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사실상 민주당 내 잠룡들이 본격 대선모드에 돌입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개헌파 언제든 비문 연대와 연결될 수 있어…

실제로 당내 개헌파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여야가 이달 말부터 국회에 개헌특위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면서 개헌파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문 전 대표가 대선 전 개헌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헌파는 언제든 비문 연대와 연결될 문이 열려 있다.

김부겸 의원은 지난 13일 “시간을 핑계로 (개헌) 논의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며 개헌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그동안 잠재돼 있던 지도부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우상호 원내대표와 전해철 최고위원이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전 최고위원은 우 원내대표가 의총을 통해 경제부총리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왜 이렇게 자주 의총을 여느냐”는 취지로 반발했다. 게다가 최근 우 원내대표가 ‘의원직 전원 사퇴’ 서명을 받으면서 최고위원들과 소통도 부족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둘의 충돌에는 문재인 전 대표의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 등이 주장한 대통령의 즉각 사퇴 등은 개인의 주장일 뿐 공식 당론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문 전 대표의 측근인 전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즉각 퇴진을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우상호 원내대표와 추미애 대표가 탄핵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인정할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고 탄핵 과정에서 지도부가 구사한 전략에 대한 비판마저 뒤늦게 고개를 드는 등 ‘적전분열’ 양상도 연출되고 있다. 민주당 내 어디에서도 ‘한소리’를 내는 곳을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야권이 탄핵안 가결이라는 ‘공동전선’이 사라지자 다시 각자의 주장만 펼치면서 국정운영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비문 세력과 문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은 야권 내에 항상 잠복해 있는 ‘뇌관’이다. 대선에 나서기 위해서는 부동의 지지율 1위인 문 전 대표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한 숙명이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 조차 “그동안은 거대한 공동목표인 탄핵을 이루기 위해 참아왔지만 포스트 탄핵 국면에서 책임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중요한 때에 뇌관이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마저 민주당에 연일 날을 세우며 야권 분열에 기름을 붓고 있는 모습이다. 박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지 공개적으로 통합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우리 국민의당을 음해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에 맹비난을 가했다.

박 위원장은 또 문 전 대표를 향해 “‘총리도 안 된다’, ‘개헌도 안 된다’고 결정을 하니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이라며 “DJ 말기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 이회창 같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야당끼리 모략질 마” 야당 간 갈등 격화

뿐만 아니라 국민의당은 지난 12일 3차례에 걸쳐 당 공식 논평으로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노영민 전 의원이 충북 청주시에서 모임을 열고 문 전 대표 지지를 호소하며 국민의당을 직접 비난한 게 발단이 됐다.

국민의당은 이후 연이어 논평을 내며 “문 전 대표 측근 의원이 대선을 거론하며 주요 정치인 비방을 늘어놓고 대선을 대비, 후원회원 모집을 독려했다”며 “박지원 원내대표가 총리가 되고 싶어 뒷거래했다는 식의 발언을 한 노 전 의원을 고발조치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 정국’으로 몸집이 커진 이재명 성남시장이 친문·비문 분열의 방점을 찍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2일 한 라디오에서 “박원순 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의 우산으로 제가 들어가야 한다”며 “다 합쳐서 공동체 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의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 같은 이 시장의 발언을 ‘비문연대’ 신호탄으로 평가하면서 야권의 대선판도를 뒤흔들 ‘합종연횡’의 서막이 올랐다고 말한다.

즉 이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민주당 대표를 바짝 따라붙은 상황에서, 이 시장이 민주당 경선을 ‘문재인 VS 반(反) 문재인’ 양자구도로 만들어 ‘맞짱’을 통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것.

이렇게 되면 민주당의 대선 경선이 어떻게 치러지느냐가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또 하나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야권은 국정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대선이나 경선 룰에 대한 언급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촛불민심’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감자’ ‘경선 룰’

그렇다고 경선 룰 결정이 늦어질 경우 오히려 ‘졸속 경선’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결국 선거인단 구성을 어떻게 할지와 결선투표제 도입 여부 등이 뜨거운 감자가 된 셈이다. 만약 민주당이 지난 2012년 경선 룰대로 가게 되면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당시 대선의 경우 민주당은 100% 국민경선으로 치렀으며, 모바일 투표가 가능했고 결선투표제도 도입됐다. 다만 대체적으로 문 전 대표의 우세가 점쳐지면서도 모바일 투표와 결선투표가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민주당 내 한 관계자는 “이번 탄핵안 정국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보면, 문 전 대표도 확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당내에서도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조기 대선 국면이 확실시되었다고 하더라도 후보 검증에 대한 국민들 관심이 높아진 만큼 통상적인 절차 그대로 제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당내 경선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결선투표제라는 변수로 인해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추월할지를 두고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이 시장의 지지율 상승은 단순히 수치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초기 지지층이 당 내 좌파와 정의당 지지층 기반이었다면 탄핵 국면에서 무당층과 제3세력 선호층에 대한 소구력을 분명히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존 여야가 아닌 제3지대, 고건 전 국무총리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에게 ‘새정치’라는 기대를 걸었던 층이 이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

이는 결국 민주당 내 경선이 기존의 ‘친문 세력’과 이재명 시장에 개헌파가 연대한 ‘비문 세력’의 양자 구도로 치러진다면 문 전 대표가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몸집이 커진 이재명 시장에 대한 이른바 ‘검증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말이 나온다. 이 시장의 정치행보뿐만 아니라 성남시장으로서의 재평가 작업도 이뤄질 전망이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중앙정치 조직이 미미한 이 시장 입장에선 당내 정치권을 장악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문재인 대세론’이 ‘최순실 게이트’의 반사이득이었다면 ‘이재명 신드롬’은 탄핵 정국에서 야권이 보여 온 이합집산의 반사이득일 뿐이라는 것.

실제로 이 시장은 대통령 후보와 당 대표를 지내며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광범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문 전 대표와 달리 비주류로 분류되는 의원 일부 외에는 가까운 관계로 분류되는 의원 숫자가 적다. 이는 곧 대선후보 경선룰을 만드는 과정을 포함해서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 시장의 입장을 대변해줄 사람이 극히 적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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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2016-12-17 15:37:47 2.51.153.149
야권 후보님들...절대 박지원, 안철수 같이 분열의 정치는 하지 말아주세요
경선룰 탓하지 마시고, 네가티브 하지 마시고...자만하다 한방에 훅 갑니다.
정말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고,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면 무조건 이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안철수처럼 자기가 안됐다고 적군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오류를 다시는 범해선 안됩니다. 문재인, 이재명,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누가 승자가 되든 힘을합해 강력한 정권을 수립하셔서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를 깨끗이 정리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주시길...

이수현 2016-12-17 13:35:41 59.10.147.113
그당시 이재명시장 인터뷰하던 여자진행자가
이번엔 안지사를 모시고 왈 왜 그런발언을 하셨냐고
그당시 자기가 인터뷰하면서도 반문연합이란 느낌이 아니었다고 하니깐 안지사 왈 대답못하고 2~3초뜸들이다가 대의명분을가지고 같이 열심히 해야된다고 딴소리함 이래서 당사자들이랑 애길해봐야 합니다
정작 앞에서는 애기도 못하실거면서 구태니뭐니
물론 안지사님도 휼룡하시지만 이런걸로 언론에서
검증이랑 엮으시는건 좀 아닌것같습니다

허허 2016-12-17 08:36:22 116.32.48.118
매국청와대새눌당한테 얼마받고 기사 쓰냐기자야?

고정현 2016-12-17 01:26:15 211.36.150.190
이런 뭣같은글 싸질러 제껴도 기자명함 주나요
나도 한번 써볼까

차금환 2016-12-17 00:42:30 116.122.81.66
쓰레기 같은 기사 쓰지 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