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측근들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사법처리 당했고, 대선자금을 제공한 경제계 인사들도 줄줄이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처럼 대선자금 수사가 확대되면서 중수부가 위치해 있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의 10층과 11층은 밤 12시가 다 되도록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그렇다면 중수부는 어떻게 구성돼 있는 것일까. 중수부에는 중수 1∼3과 외에도 수사기획관, 컴퓨터수사대, 특별수사지원과 등이 있다.중수 1∼3과는 검찰총장이 명하는 범죄사건의 수사를 관장하게 된다. 이번 대선자금 수사에서는 중수1과와 2과가 투입돼 수사에 임하고 있고, 중수3과는 공정자금 수사반으로 투입된 상태다.또 수사기획관은 검찰총장이 정하는 수사업무의 기획 및 조정 등 중수부장을 보좌한다.
현재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대선자금 수사팀의 대언론 창구를 맡고 있다.이와 함께 컴퓨터 관련수사를 관장하는 컴퓨터수사과와 중요특별수사 사건을 지원하는 특별수사지원과가 있다.현재 대선자금를 수사하는 중수부 팀은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검찰 사상 최정예 멤버로 구성됐다. 안대희 중수부장을 비롯, 언론을 담당하는 문효남 수사기획관 외에도 부장검사급 3명과 수사검사 12명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다.특히 기업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경제통 베테랑급 검사들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대선 수사팀을 이끄는 사령탑은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안 중수부장은 현재 검찰 내 최고의 ‘특수수사통’으로 꼽힌다. 또 한번 시작한 수사는 끝을 보고 마는 ‘강골검사’로도 유명하다. 안 부장은 대검 중수과장과 서울지검 특수 1부장을 두루 역임했다.안 부장은 사시 17기 동기생 중 쾌속승진을 하며, 단연 두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DJ정부시절 아태재단 등의 수사를 진행하다 ‘괘심죄(?)’에걸려, 한직을 맴돌기도 했다.하지만 중수부장의 취임 이후 ‘드러나는 것은 모두 수사한다’는 원칙론을 펼치며, ‘검찰내 최고의 실세’로 불리고 있다.‘수사팀의 입’문효남 수사기획관은 대검 마약과장과 서울지검 강력부장 등을 거친 ‘강력수사통’이다. 문 기획관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신중하고 논리적인 면모를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실무 수사팀으로는 남기춘 중수1과장, 유재만 중수2과장 등이 눈에 띈다. 남 과장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있을 때 국내 최대 폭력조직인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를 구속하기도 했다. 남 과장은 그러나 YS 정권 말기 DJ비자금 수사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인해, DJ정권시절 음지를 돌아야 했다.
그에 대해 검찰안팎에서는 “원칙에 충실하게 수사하는 검사”로 통한다. 유 과장은 기획·특수분야를 두루 거친 ‘외유내강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와 함께 대선 자금과 관련해 ‘기업’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경제통 검사들도 대거 새로 투입됐다. 지난 11월 초 새롭게 대선자금 수사팀에 합류한 이인규 원주지청장은 지난 2월 서울지검 형사9부(현 금융조사부) 부장검사 재직 당시 재계에 일대 지각변동과 함께 엄청난 경제적 파장을 가져온 ‘SK 분식회계 사건’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당시 ‘기업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던 인물로 기업수사에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또 기업 회계 분석과 자금 추적을 전문으로 서울지검 금융조사부 유일준·김옥민 검사 등도 함께 보강됐다.이와 함께 정준길 울산지검 검사, 박찬호 광주지검 검사, 박진만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등 젊은 검사들 역시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과 대북송금특검 등에서 분식회계 및 경영비리 수사에서 뛰어난 활약상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같이 기업체 분식회계 및 경영 비리 수사에 경험이 많은 베테랑 수사 검사들이 수사팀에 대거 보강됨으로써 재계를 겨냥한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수사팀 인원수만 보더라도 지난 97년 한보·김현철 수사 때 14명을 투입했던 것보다 1명이 더 많은 역대 최강.이처럼 검찰이 기업의 각종 비자금 조성 수법을 꿰뚫고 있는 베테랑 수사인력을 대거 기용하면서 대선자금을 제공한 기업들이 바짝 긴강하고 있다.한편 검찰은 정치권에 제공된 불법정치자금의 최종 사용처를 확인하는데는 광범위한 자금추적이 필수이기에 회계·금융전문 수사관을 대거 투입, ‘정공법’으로 강력한 수사를 진행할 뜻도 내비치고 있다.
정하성 haha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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