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 〈미우나 고우나〉서 열연 유인영
스타데이트 - 〈미우나 고우나〉서 열연 유인영
  • 신혜숙 프리랜서 기자
  • 입력 2008-04-16 12:59
  • 승인 2008.04.16 12:59
  • 호수 729
  • 3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운 평가 받고 싶어요”

40%대 시청률을 자랑하는 KBS 일일드라마 <미우나 고우나>의 ‘봉수아’. 남들은 악녀라 손가락질하는 캐릭터지만 유인영에겐 소중하다. 수아를 통해 연기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시청률 부진 징크스도 털어냈기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평가를 받고 싶다”는 유인영. 브라운관을 벗어나 얼굴을 마주한 그녀는 악녀가 아닌 ‘매력녀’였다.

“월, 화요일이 세트촬영이라 그날이 되면 한동안 허전할 것 같은데 아직 실감은 안나요.”

인터뷰를 위해 특별히 붙였다는 긴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유인영은 5월 초로 다가온 <미우나 고우나> 종영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8개월 간 일주일에 평균 5일 이상 촬영한 드라마니 끝난다는 사실이 쉽게 와 닿지 않는 게 당연할 법도 하다.

<미우나 고우나>는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낯선 가정의 구성원이 된 백수청년 백호(김지석)가 어엿한 사회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중심으로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펼쳐낸다. 극중 유인영이 맡은 역할은 ‘봉수아’. 백호의 의붓동생이자 자기 밖에 모르는 수아는 오랜 연인 지영(이영은)이 있던 선재(조동혁)와 결혼한 후 끊임없이 지영을 괴롭혔다. 덕분에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으며 ‘최강 악녀 캐릭터’로 떠올랐다.


일주일 5일 촬영, 2일 대본 암기

“매니저 권유로 오디션을 봤는데 감독님이 그 자리에서 출연하라고 하셨어요. 그때 무난한 지영보단 강렬한 수아에게 훨씬 끌렸어요. 욕심 많은 성격도 저랑 비슷했고요. 물론 저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만 욕심내요. 수아처럼 저 싫다는 남자랑은 결혼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도 못하죠.(웃음)”

자의에 의해 수아를 선택한 유인영은 촬영에 임하는 자세도 남달랐다. 비난을 두려워하기보단 ‘이왕 악역을 맡았으니 사람들에게 욕먹을 정도로 제대로 해보자’는 각오를 다진 것. 하지만 수아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일주일에 5일은 촬영, 2일은 대본을 외웠어요. 그렇게 일주일 내내 수아의 예민한 감정을 갖고 지냈더니 나중엔 너무 힘들어서 미쳐버릴 것 같더라고요.(웃음) 수아가 제 성격과 달라서 연기하는 재미는 컸어요. 제작진도 물건 던지고 고함지르는 제 연기를 즐겼고요.(웃음)”

다행히 고생과 노력은 빛을 발했다. 드라마가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은 표독스런 유인영에게 비난 못지않은 관심을 나타냈고 시청률도 40%를 넘어섰다. CF스타에서 연기자로 변신해 <러브홀릭>, <눈의 여왕> 등의 드라마와 <강적>, <기다리다 미쳐> 등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유인영에게 <미우나 고우나>가 대중적 인기를 선물한 셈.

“지금까지 출연한 모든 작품이 특별하다”는 유인영에게 <미우나 고우나>가 조금 더 소중한 건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해줬기 때문이다. 드라마 종영이 유난히 아쉬운 것도 가족 같은 동료들과의 헤어짐 때문이라고.

“촬영 초기엔 체력적 어려움을 악으로, 깡으로 견디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올 3월부터 한계가 오더라고요.(웃음) 연장방송으로 피곤이 더 누적된 것 같아요. 몸이 힘들어서 드라마가 빨리 끝났으면 싶다가도 동료배우들과 헤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많이 아쉬워요.”

유인영은 <미우나 고우나>를 통해 연기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다. 극중 시어머니로 출연하는 대선배 김혜옥의 완벽한 대사 암기력에 자극을 받아 대본을 달달 외웠고 연기 지적에 대한 여유도 생겼다.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들어서 기분 좋긴 한데 연기 못한다는 지적도 여전히 많아요.(웃음) 예전엔 그런 지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요즘은 여유가 생겨서 그런 지 필요한 부분은 받아들이고 아닌 부분은 ‘사람마다 연기 보는 눈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넘겨요.”


여의도 식당 가면 인기 실감

주변사람들은 수아 역으로 인해 악녀 이미지가 강해졌다고 우려하지만 유인영은 걱정하지 않는다.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짐을 알기 때문이다.

“대중은 제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이전 이미지는 금방 잊어버리더라고요. 수아에 대한 기억은 비교적 오래 가겠지만 차기작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면 차차 없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제 목표도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새롭다는 평가를 받는 거예요.”

10개월 간 이어진 <미우나 고우나> 촬영을 끝내면 지인이 많은 일본에서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작품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라는 유인영.

인터뷰 말미 욕심나는 작품이나 역할을 물었더니 이번에도 의외의 대답을 건네며 해맑게 웃는다. 그 대답과 미소가 유인영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항상 영화를 하고 싶은데 요즘 한국 영화시장이 어려워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특히 지금 제 나이가 아니면 못하겠다 싶어서 매니저에게 공포영화 딱 한편만 하자는 얘기를 자주 해요.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신혜숙 프리랜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