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한 아라

흐르는 시간 속에 ‘소녀’는 ‘여자’로 성장했다. 진학과 친구문제로 고민하는 여중생 대신 달콤쌉쌀한 첫사랑을 경험하는 20살 여자역으로 나온다. 아라(본명 고아라). KBS 2TV 청소년드라마 <반올림>에 출연, 스타덤에 오른 아라가 MBC 새 수목드라마 <누구세요>를 통해 첫 성인연기를 선보인다. 올해 20살, 대학 새내기인 아라에게 더 없이 잘 어울리는 도전이다. “첫 사랑 연기가 기대 된다”며 설레는 표정을 짓는 아라를 만났다.
<뉴하트> 후속으로 지난 5일부터 방송된 <누구세요>는 ‘빙의’를 소재로 한 휴먼판타지 코믹드라마다. 어리버리한 아빠(강남길)의 영혼이 딸과 이승에서 보내는 마지막 49일을 웃음과 감동 속에 담아낸다.
극중 아라가 맡은 역할은 엉뚱한 성격의 20살 만화가 지망생 ‘영인’. 아빠의 영혼이 빙의된 냉철한 기업사냥꾼 승효(윤계상)와 티격태격하며 첫 사랑을 만들어가고 아빠의 깊은 사랑도 깨닫는다. 매력남 재하(진이한)의 관심까지 독차지한다.
드라마내용도, 맡은 역할도 명랑한데다 멋진 남자 윤계상과 진이한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탓일까. <누구세요>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아라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올해 20살, 대학새내기가 된 아라는 첫 성인연기도전에 대한 설렘을 나타내기도 했다.
“영인과 실제 제 나이가 같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어요. 첫사랑연기도 굉장히 기대되고요. 올해 대학생이 된 만큼보다 성숙한 외면과 내면을 보여드리고 싶고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이전과 확 달라진 건 아니지만요.(웃음)”
아라는 <누구세요>에서 새 이미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윤계상 말대로 “인형처럼 예쁜 얼굴을 가진” 아라는 ‘외모는 뛰어나지만 연기력은 아쉽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런 아라가 부모를 잃고도 당당하고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영인으로 분해 발랄한 매력과 한결 자연스러워진 연기를 보여주는 것.
아버지의 영혼이 빙의된 탓에 자신을 따라오는 승효를 변태로 알고 “바지 벗어봐. 내가 제대로 한번 봐줄게”라고 일갈하는 장면에서 아라의 이미지변신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연출을 맡은 신현창PD에 따르면 “화려한 외모에 묻혀있던 연기력”을 꺼내기 위해 아라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옅은 화장과 부스스한 머리스타일을 고수하는 등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라 생각은 다르다. 아직 대중에게 자신이 친숙하지 않을 뿐 연기력
이 묻혔던 건 아니란다.
“지금까지 <반올림>과 <눈꽃> 두 작품 밖에 하지 않아서 연기적 부분을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고 친근한 이미지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영인은 유통기한이 지난 김밥을 아무렇지도 않게 먹고 추리닝차림으로 돌아다니는 현실적이고 재미있는 아이에요. 영인을 통해 팬들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영인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아라지만 기존작품에서 영감을 얻진 않았단다. 여러 드라마와 영화 속 발랄한 인물들에 영인을 대입해봤지만 ‘영인의 긍정적이고 활달한 성격은 이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판단, 결국 스스로 캐릭터를 창조했다. “내 안에서 영인을 끄집어냈다”는 아라의 말에서 앞으로 보여줄 다양한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극중 아빠역을 맡은 중견배우 강남길과 애정전선을 이루는 윤계상, 진이한은 아라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특히 편안하게 호흡을 맞춰주고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자주 들려주는 강남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단다.
역할과 상대배우도 마음에 들지만 아라가 <누구세요>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드라마가 품고 있는 ‘따스한 분위기’ 때문이다. 지난 1년 간 아시아 합작영화 <스바루>와 일본-몽골 합작영화 <푸른 늑대>를 촬영하느라 일본과 상해에 머물렀던 아라는 그 사이 애국심은 물론 한국드라마에 대한 그리움도 커졌다.
“1년 간 해외에 머물다 돌아왔는데 진실하고 따스한 한국드라마를 하고 싶었어요. 가족, 연인, 친구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작품 말이죠. <누구세요>가 그런 드라마가 될 것 같아서 출연하게 됐어요.”
영인역을 맡아 숨겨둔 발랄함을 드러낸 아라는 <스바루>와 <푸른 늑대>를 통해 이미지변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천재 발레리나 역을 맡아 ‘발레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고 생각했을 만큼 고생한 <스바루>로 “2009년엔 또 다른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아라의 다부진 자신감이 느껴졌다.
20살을 맞아 본격적인 성인연기의 첫발을 내딛은 아라. 하지만 그녀의 섹시한 모습을 보려면 한참 더 기다려야할 듯하다. ‘일본에서 촬영한 화
보의 느낌이 섹시하더라’는 말에도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는 아라니까.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섹시한 이미지엔 관심이 없어요. 섹시하게 생기지도 않았고요. 화보도 자연스럽고 발랄한 콘셉트로 촬영한 건데 섹시하게 봐주시더라고요.(웃음)”
신혜숙 프리랜서 기자 tomboysh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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