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 정운찬 전 총리, 대선 출마 공식 선언
[파워 인터뷰] 정운찬 전 총리, 대선 출마 공식 선언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6-12-09 16:57
  • 승인 2016.12.09 16:57
  • 호수 1180
  • 4면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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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정운찬 전 총리는 12월 8일 <일요서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촛불 정국에 광장의 목소리가 요구하는 것에 대해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 광장의 외침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 무엇이든 할 생각”이라고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정치 참여 선언을 하면서도 “제 3지대라는 말은 적합한 표현이 아니다.

나는 ‘반기득권 지대’로 말하고 싶다. 공동체의 공존을 위한 동반성장 취지에 공감하고 실천하려는 세력과는 누구와도 조건 없이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또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충청도 출신 잠룡군이 역대 대선에 비해 많다는 ‘충청 대망론’의 제기에 대해 “백해무익한 말이다”며 “정치공학에 경도돼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 시절 세종시 이전 문제로 충청도 민심이 여전히 싸늘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세종시가 만약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만들어졌다면 충청도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당시 세종시 총리로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다음은 정 전 총리와 가진 일문일답이다.

- 광장의 외침을 위해 무엇이든 할 생각”
- 충청도 대망론? 백해무익(百害無益)한 말이다”


- 탄핵정국에 ‘헌정 중단 필연적, 경제비상대책회의 구성’을 정치권에 촉구했다. 배경은.

▲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탄핵되었다. 박근혜게이트를 수행하고 방조한 정부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해서도 안 되지만 할 수도 없는 식물정부다. 법을 어기고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들의 탈법과 불법으로 인한 헌정 농단으로 대한민국과 국민들이 겪을 고통과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정부는 올스톱 상태이고 정치권마저도 대권 경쟁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닥쳐오는 위험에 고스란히 당하는 것은 힘없는 국민들뿐이다. 정치권이 시급한 경제 현실을 외면한다면 국민들의 촛불이 여의도로 향할 것이다.

- ‘정치 실종’ 시대에 살고 있다는 탄식이 세간에서 절로 나온다. 역대 총리로서 해법이 있다면.

▲ 대한민국을 이 지경으로 만든 3대 권력-재벌권력, 검찰권력, 언론권력-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불행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문화적으로도 영원히 일류국가로 발전할 수 없다. 합의의 문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정치권에서의 여야 합의, 노사간의 합의, 사회적 갈등과 관련한 합의 등. 이것이 정치다. 그 바탕에는 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

- 최근 국회 추천 거국총리로 거론되기도 했는데, 의향은 있는지.

▲ 나는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동반성장 실현을 역사적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단지 경제적인 관점의 동반성장만이 아니라 국가운영 원리로서의 동반성장을 만들어 나가는데 남은 인생을 다 바칠 것이다.

- 평소 ‘가슴은 민주당, 머리는 한나라당’이라는 표현을 자주했다. 그럼에도 보수적이라는 평이 많은데.

▲ 지금 세계는 진보와 보수의 경계가 없다. 진보란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회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자는 것이고, 보수는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정부가 개입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으로 공정한 틀을 만들자는 개념이다. 공정한 경쟁을 뒷받침해주기 위해서 독과점을 억제하는 것과 같은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양당 모두 보수주의 정당이다. 나는 보수적 가치와 진보적 가치 모두 중요하다고 본다. 선후의 문제나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우리 사회에 얼마나 적합하게 적용하느냐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 경기고 후배인 정의당 노회찬 의원과 친하고 정의당에서 내놓은 정국 해법에 호감을 보이고 있다. 정책 연대도 가능한지.

▲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주문하는 사람이 많다. 따뜻한 자본주의, 자본주의 4.0 등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많은 이론과 제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자본주의가 인간을 얼마나 소외시키고 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자본주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는 자본, 소수만을 위한 시장을 바꿔 나가야 한다는 신념만은 분명하다. 내가 동반성장을 주창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공정한 경쟁의 룰을 만드는 것과 함께 낙오자 없는 공동체 발전을 위해서 약자와 패자들도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가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누구든지 표방하는 정책이 내 생각과 같다면 정책 연대를 같이 못할 이유가 없다.

- 정치를 본격적으로 한다면 어느 세력과 함께 하고 싶은지.

▲ 광장의 촛불이 타오르게끔 만든 기왕의 메인스트림은 붕괴하고 있는 상태다. 기존의 여당과 야당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제3지대라는 말은 적합한 표현이 아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국면이다. 그것은 제3지대라고 표현할 수 없다. 나는 그것을 반기득권지대라고 명명하고 싶다. 나는 공동체의 공존을 위한 동반성장 취지에 공감하고 실천하려는 세력이라면 누구와도 조건 없이 협력할 용의가 있다.

- 최근 촛불정국에서 총리의 발언이 강해지고 있다.  대선 출마의 뜻은 없는지.

▲ 이번 광장의 촛불을 통해서 나는 우리 국민의 위대함을 다시금 보았다. 나는 확신한다. 광장의 목소리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어떻게 엄중한 비판과 질타를 받고 있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 광장의 외침이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과 불평등이 없는 사회,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사회, 그러면서도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

- 충남 공주 출신이다. 반기문, 안희정 등과 함께 ‘충청 대망론’이 부상하고 있는데.

▲ 백해무익한 말이다, 구체적인 지역 출신이 있을 수는 있으나 지역을 특정화하는 대망론이 있어서도 안 되지만 실현될 수도 없다. 정치공학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 총리 시절 세종시 수도 이전 반대로 정 전 총리에 대해 충청 민심이 여전히 싸늘한데.

▲ 안타까운 일이다. 나에 대해서 싸늘하다는 민심이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반쪽이 된 세종시가 안타깝고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었던 세종시가 이 상태로 멈춰 서있는 것이 안타깝다. 행정중심복합도시라지만 서울과 세종시로 나뉜 지금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상황인가? 세종시가 만약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만들어졌다면 지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인구유입이 이뤄지고 충청도는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 없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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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2016-12-12 18:06:39 14.45.52.95
동반성장으로 경제좀 살려주시길~~

수호천사 2016-12-11 18:15:30 125.134.11.217
핸섬보이 정운찬 오파,야구도 국내 야구도 활성화
부탁해요~
저희 남편ㄷ 야구 선수여용~

러셀 2016-12-11 18:12:51 125.134.11.217
운찬형 경제 대통령.
저희같은 청년 실업자 제발 구제???!!!

박운찬 2016-12-11 08:46:05 175.223.30.64
야당도 대통령깜 없는데 정운찬 나오면
무조건 한표 찍을까?
신선하고 지금은 경제를 살릴때~

엔젤 2016-12-10 23:38:47 125.134.11.217
이번엔 중도하차 안 하시겠죠 ?
Good ! 빠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