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경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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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1-16 15:31
  • 승인 2008.01.16 15:31
  • 호수 716
  • 4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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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국주의 만행 역사적 진실 파헤쳐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이 어떤 조건도 없는 투항을 선포하자 1946년 1월 19일 동경에선 극동국제군사법정(동경심판)이 성립된다. 미국, 영국, 중국 등 11개국을 대표하는 각국 법관들이 동경에 모이고, 마침내 28명의 A급 전범들이 기소된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동경재판’은 1946년 5월 3일부터 1948년 11월 12일까지 818차례 재판과 419명의 증인들, 4336건의 증거와 함께 약 2년 6개월 간 계속됐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저지른 만행 중 가장 끔찍한 사건은 ‘난징 대학살’이었다. 일본군이 중국 난징지역에서 중국군과 민간인을 상대로 6
주에 걸쳐 벌인 잔혹한 살육행위에 난징지역 인구의 절반이 넘는 30여만명이 학살당했다.

구체적 증거를 통해 밝혀지는 충격적 사실 앞에 세계가 분노할 때 일본 전범들은 끝까지 “극동아시아 번영을 위한 역사적 소임을 다한 것”
이라고 무죄를 주장한다.

파렴치한 전범들에 맞서 과연 법관들은 그들의 극악한 범죄에 정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었을까.

철저한 자료조사와 역사적 고증을 통해 당시 재판을 완벽하게 재연한 법정드라마 <동경심판>이 국내에 DVD로 출시됐다. 일본 제국주의로 가장 핍박받은 민족 중 하나지만 그 무렵 열강들 사이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우리나라는 영화를 통해 전범재판에 참여하지 못한 설움을 달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죄행에 대한 심판인 <동경심판>은 우리가 모르던 역사적 진실을 생생히 되살려내고 있다.

제작진이 무엇보다 극적 사실성에 충실하려 한 흔적은 곳곳에 역력하다. 일반적인 법정영화들이 일부 재판장면을 끼워 넣어 이야기를 만드
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면 <동경심판>은 영화전체가 법정에서 진행된다고 할 정도로 본격적인 법정드라마를 보여준다.

세계 국가들이 모인 심판의 재연답게 영어, 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세계 각국출신의 배우들을 캐스팅한 점도 그 일부다.

<무간도>의 홍콩배우 증지위와 대만 인기그룹 F4의 주샤오티엔 등이 출연했고, 중국법관 메이를 연기한 중국 배우 류송런은 실존인물을 그대로 되살려 놓았다는 평가마저 들었다.

2006년 중국 현지 개봉 때 ‘중국인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란 평가를 받으며 개봉 일주일 만에 흥행수입 1000만 위안(한화 약 12억원)이 넘는 돌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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