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안방극장 ‘대작 전쟁’ 승자 가려진다
9월 안방극장 ‘대작 전쟁’ 승자 가려진다
  • 신혜숙 프리랜서 기자
  • 입력 2008-09-04 10:48
  • 승인 2008.09.04 10:48
  • 호수 72
  • 4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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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전쟁…가을 시청률전쟁
에덴의 동쪽 · 바람의 나라 · 베토벤 바이러스 · 바람의 화원

안방극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MBC <에덴의 동쪽>을 필두로 방송 3사에서 적극 지원하는 대작이 잇달아 전파를 타는 것. 관계자들은 시청률 경쟁에 피가 마르지만 시청자들은 다양한 드라마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9월 방영 드라마 가운데 화제작 5편을 기대 요소와 우려 요소 중심으로 살펴본다.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

하반기 기대작 중 가장 먼저 시청자와 만난 드라마는 지난 달 26일 첫 방영된 <에덴의 동쪽>. 송승헌의 전역 후 첫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고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질곡 많은 한국 근대사를 가로지르며 두 집안의 갈등과 복수, 화해를 그린다.

동철(송승헌)은 아버지 이기철(이종원)을 죽인 신태환(조민기)을 향한 복수의 칼을 갈며 성장한다.

태환에게 버림 받은 간호사는 같은 날 태어난 기철의 아들과 태환의 아들을 바꿔치기하고 두 아이는 검사 이동욱(연정훈)과 냉정한 기업 사냥꾼 신태환(박해진)으로 성장한다.


▶기대요소: <에덴의 동쪽>의 가장 큰 장점은 화려한 캐스팅과 250억원의 제작비가 만들어내는 스펙터클하고 사실적인 영상이다. 송승헌을 필두로 연정훈, 박해진, 이다해, 한지혜, 이연희 등 최고의 청춘스타가 극을 이끌며 연기대결을 펼친다. 조민기, 이민숙, 유동근 등 조연진도 튼튼하다.

합천군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60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오픈세트는 타임머신을 타고 70~80년대로 간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사실적이다.

홍콩, 마카오 등에서 촬영된 액션신은 남성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을 매력요소로 손꼽힌다.


▶우려요소: 규모가 큰 만큼 등장인물 관계와 스토리가 복잡하다. 자칫 한회만 놓쳐도 내용을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 방송 분량도 무려 50회.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무겁고 진지하다. 사극 아닌 현대극의 경우 가벼운 작품이 사랑받는 추세인 요즘 이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때문인지 1부 방송 후 인터넷에선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극명히 엇갈렸다.


KBS 2TV 수목 드라마
<바람의 나라>

9월 10일부터 방송되는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의 ‘대무신왕’ 무휼의 삶과 사랑을 그린 대작 사극.

김진의 동명 인기 만화가 원작으로 <주몽>의 송일국이 주몽의 손자 ‘무휼’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중국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대규모 액션신을 완성했다. 최정원, 오윤아, 박건형, 정진영 등 출연진도 화려하다.


▶기대요소: <해신>과 <주몽> 등 출연 사극을 잇달아 히트시킨 송일국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져 있다.

송일국은 꾸준한 체중관리와 무술연습으로 무휼을 만들었다는 후문. 강일수PD를 비롯한 <해신> 제작진이 뭉쳤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안방극장에 불어닥친 ‘고구려 열풍’과 중국의 동북공정 등으로 관심을 받기도 쉽다. 전차까지 동원된 대규모 전쟁신이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우려요소: <바람의 나라>의 경우 기대요소가 곧 우려요소다. 송일국이 <주몽>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할 경우 작품 전체의 매력이 반감될 수도 있기 때문.

벌써부터 인터넷엔 ‘<주몽>과 비슷할 것 같다’ ‘송일국의 사극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원작의 방대하고 복잡한 스토리를 어떻게 드라마용으로 다듬을 지도 관권. 최정원, 오윤아 등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는 배우들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칠지도 의문이다.


MBC 수목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일본에서 클래식 열풍을 일으켰던 <노다메 칸다빌레>의 ‘한국판’으로 불리며 9월 10일부터 전파를 탄다.

<불멸의 이순신>과 <하얀거탑>을 통해 안방극장 스타로 발돋움한 김명민과 <태왕사신기>의 이지아, ‘핫스타’ 장근석이 주연을 맡았다. 여기에 이순재, 송욱숙, 박철민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했다. 안하무인 천재 지휘자와 한때 음악을 했던 평범한 사람들이 오케스트라단을 결성한 후 벌어지는 일들을 코믹하고 따스하게 그려낸다.


▶기대요소: ‘신선한 소재’가 가장 큰 강점이다.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클래식 음악을 다루는 만큼 새로운 작품을 원하던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악명 높은 천재 지휘자로 변신한 김명민의 열연도 기대를 모은다. 상당수 네티즌이 <베토벤 바이러스>를 시청하는 이유로 ‘김명민의 출연’을 꼽을 정도.

<다모>와 <패션 70s>의 이재규 PD와 마니아층을 형성한 <태능선수촌>의 홍자람, 홍진아 작가의 만남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우려요소: 여전히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강한 클래식을 얼마나 대중적으로 풀어낼 지 의문이다.

‘어설픈 오케스트라단의 인간적, 음악적 성숙’이 중심인 만큼 배우들이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지 못하면 재미가 반감된다.

이를 위해 김명민은 예술감독인 서울내셔널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서태희 수석 지휘자에게 5개월 간 지휘법을 배웠고 이지아도 4개월 간 바이올린 레슨을 받는 등 전 배우가 고군분투 중이다.


SBS
<바람의 화원>

9월말 첫 방송 예정인 <바람의 화원>은 조선후기 천재화가 단원 김홍도(박신양)와 혜원 신윤복(문근영)의 삶과 그림을 다룬 팩션(사실과 허구가 결합된 형식) 드라마다.

스승과 제자이자 경쟁자였던 김홍도와 신윤복의 멜로라인에 미스터리, 정치까지 더해진다.

이정명 작가의 동명 인기 소설이 원작으로 박신양의 데뷔 13년 만의 첫 사극이자 문근영의 4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화제만발이다.


▶기대요소: <바람의 화원>은 일단 파격적인 소재로 기대를 모은다.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신윤복을 ‘남장여자’로 설정해 새로운 재미를 유발하는 것. <쩐의 전쟁>에서 빛을 발한 장태유 PD와 박신양의 환상호흡도 기대감을 ‘업’ 시킨다.

박신양의 탁월한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여기에 신윤복, 김홍도의 아름답고 강렬한 그림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요소: 문근영의 남장여장 연기는 기대와 동시에 우려요소다. 모든 시청자들이 문근영이 여자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얼마나 강한 흡입력을 발휘할 지 의문. 나이차가 적지 않은 박신양과 문근영의 자연스러운 호흡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멜로에서 추리, 정치 등 다루는 내용이 많이 자칫 이야기가 산만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있다.


SBS 월화 드라마
<타짜>

<식객> 후속으로 9월 16일 방송되는 <타짜>는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승부사들의 세계를 그린다. 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타짜의 삶을 들여다본다.

허영만 화백의 동명 인기 만화가 원작으로 지난 해 조승우, 김혜수 주연의 영화로 제작돼 흥행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는 장혁이 ‘고니’ 역을 맡았고 한예슬은 ‘난숙’, 김민준은 아귀의 조카 ‘영민’, 강성연은 ‘정마담’을 연기한다.


▶기대요소: 원작 만화의 탄탄한 스토리와 스피디한 전개는 드라마에도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만화, 영화가 잇달아 성공을 거둬 초반부터 뜨거운 관심도 받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 초반 인기가 중요함을 감안하면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 도박과 타짜라는 다소 자극적인 소재, 화려한 캐스팅 라인도 <타짜>의 강점으로 꼽힌다. 일주일에 하루 이상 전문 타짜에게 도박수업을 받은 장혁을 필두로 모든 배우들이 <타짜>에 ‘올인’하고 있다는 후문.


▶우려요소: 촬영 전 ‘정마담’ 역을 두고 성현아 측과 강성연 측이 빚었던 캐스팅 논란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강성연이 조금만 허술하게 연기해도 강성연은 물론 제작진에 대한 비난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원작 만화는 물론 영화와의 차별화에도 성공해야 한다.

수위조절이 필수인 방송 드라마에서 거친 소재인 도박과 타짜를 얼마나 리얼하고 재미있게 그려낼 지도 의문이다.


신혜숙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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