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시대, 슈퍼맨이 그립다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내 인생의 영화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감동이 몰려 왔다던 황정민,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했다” 며 앞머리를 싹둑 자르고 담배까지 입에 문 전지현, “설렌다. 준비를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더 미룰 수는 없다”고 생각한 정윤철 감독 3인이 뭉쳤다.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이들이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라는 작품에 의기투합한 것이었다. 전지현은 국내는 물론 일본, 중화권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스타다. 황정민은 ‘달콤한 인생’, ‘사생결단’’, ‘행복’, ‘검은 집’에서 열연을 펼치며 상종가를 날리고 있다. 정윤철 감독은 ‘말아톤’, ‘좋지 아니한가’등 인간미 넘치는 작품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대체 슈퍼스타 3인이 뭉쳐 만든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어떤 영화일까. 제작 보고회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 보고회에서 전지현, 황정민, 정윤철 감독에게 취재진들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졌다.
전지현, “섹스신과 담배가 큰 변화”
황정민 “슈퍼맨의 내면연기 힘들어”
전지현은 “배우 황정민은 뭐든지 한 번에 오케이 하는 줄 알았고 황정민을 만나기 전에는 어떤 연기든 한번에 OK를 받을 거라 생각을 했는데, 같은 장면을 34번 테이크를 가고 사흘 동안 촬영을 했다” 며 “‘황정민도 저렇게 찍는구나 생각하며 우쭐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복잡한 심리를 보여주는 한 장면을 사흘 간 34차례에 걸쳐 찍어 겨우 OK 사인을 받았다. 지현 씨는 처음에 통과했는데 나 때문에 자꾸 반복해야 해서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화에서는 스스로를 슈퍼맨이라고 믿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연기는 계산하지 않고 마음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인데 지현 씨와 함께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전지현은 “영화 속에서 앞머리를 자르는 등 외형적인 변화는 배우로 당연한 것이라 어렵지 않았다. 가장 관심사가 건강이라서 섹스신과 담배를 피웠다는 것이 큰 변화였고, 새로웠다”고 말했다.
또 섹스와 담배 피는 장면 중 어느 선택이 더 어려울까라는 질문에 “인간이기 때문에 머리를 쓰면서 선택하겠지만 나중에 자식을 낳을 때 자식이 영화를 보아서 부끄럽지 않는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줄거리
3년째 방송프로덕션에서 휴먼다큐를 찍고 있는 송수정 PD.
억지 눈물과 감동으로 동정심에 호소하는 프로그램 만들기에 신물이 난 그녀는 차라리 동정심 없는 아프리카 사자를 찍겠다며 밀린 월급대신 회사 카메라를 챙겨 나온다. 그러나 아프리카 촬영은 취소되고 그녀의 카메라까지 날치기 당하게 된다. 그러나 어디선가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남자가 도둑을 쫓아 카메라를 되찾아준다.
악당이 머릿속에 넣은 크립토나이트 때문에 현재는 초능력을 쓸 수 없다면 자칭 슈퍼맨이라고 주장하는 사나이. 슈퍼맨은 여학교 앞 바바리 맨 혼내주기, 잃어버린 개 찾아주기, 하찮고 사소한 선행에 열중하는가 하면 북극이 녹는다며 지구를 태양에서 구해 내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는 등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다.
그러던 중 수정은 괴물을 찾다가 머리를 다친 슈퍼맨을 병원으로 데려가고 엑스레인 사진 속 슈퍼맨의 머릿속에 진짜 무엇인가 박혀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강정은 기자 about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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