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역사, 불멸의 예술혼
격동의 역사, 불멸의 예술혼
  • 강정은 기자
  • 입력 2008-01-08 14:46
  • 승인 2008.01.08 14:46
  • 호수 39
  • 4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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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갤러리- 칸딘스키와 러시아거장 전
곤차로바: Hoar-frost(흰서리) · 라리오스프: Tree(나무)

국내 러시아미술 전시역사상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칸딘스키와 러시아거장 전>은 19세기 리얼리즘으로부터 20세기 아방가르드를 망라하는 총 91점의 유화작품과 54명의 러시아 거장들이 국내 관객을 만나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는 러시아 미술을 대표하는 국립기관이며 방대한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컬렉션인 러시아 미술관(The State Russian Museum)과 트레티야코프 미술관(The State Tretyakov Gallery)에서 엄선된 작품들이다. 전시 대표작으로는 일리야 레핀(Ilya Repin)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No one wated for her>(1883-1898)를 비롯해 바실리 칸딘스키(Vasily Kandinsky)의 걸작 <블루 크레스트 Blue crest>(1917), 카즈미르 말레비치(Kazimir Malevich)의 <절대주의 Suprematism>(1928-1929) 등 리얼리즘 회화로부터 현대 추상미술을 선도한 20세기 아방가르드까지 전시된다.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작가로 역사화의 대가 수리코프(Surikov)를 비롯해 생생한 전쟁화로 이름 높은 베레샤긴(Vereschagin), 당시 만연했던 사회적 부조리를 절묘하게 표현한 먀소예도프(Myasoyedov), 바스네초프(Vasnetsov), 페로프(Perov) 등과, 낭만적 초상화의 대가 크람스코이(Kramskoy), 러시아의 유장한 풍경을 화폭에 옮긴 풍경화가 아이바조프스키(Aivazovsky), 쿠인지(Kuindzhi), 폴레노프(Polenov) 등 시대의 격동을 러시아적 감성으로 표현한 화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20세기 아방가르드 작가로는 광선주의의 선구자 라리오노프(Larionov)와 곤차로바(Goncharova)를 비롯해 색채의 건축적 구성을 보여준 포포바(Popov) 등 러시아 최고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러시아 미술에 대한 소개는 일정 작가나 일부 화파에 한정돼 왔었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냉전시대의 산물이자 톨스토이를 비롯한 문학적 성취에 주로 초점을 맞추었던 그간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유럽과는 차별된 찬란하고 유구한 문화예술을 꽃피워온 러시아는 문학뿐만 아니라 미술, 음악, 발레, 영화 분야에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예술적 성취를 구축해 온 문화대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로 사회주의 붕괴 16년째를 맞는 러시아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정치적 안정을 통해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세계화의 한 가운데 정치·문화적 균형자 역할을 담당해야 할 우리에게 문화강국 러시아는 중요한 협력과 교류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대국 러시아를 만난다

러시아의 유구한 역사와 그들의 삶에 대한 열정과 고뇌, 인간에 대한 존중과 관심, 미래에 대한 희망과 탐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번 기획전은 가깝고도 먼 나라 러시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와 관심을 일반에 널리 알리는데 가장 효과적인 장이 될 것이다.

(2007년 11/27-2008년 2/27,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강정은 기자 kjeu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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