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어렵지만 포기는 없다!
2008년, 어렵지만 포기는 없다!
  • 신혜숙 프리랜서  
  • 입력 2008-01-03 15:24
  • 승인 2008.01.03 15:24
  • 호수 714
  • 4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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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연예계 분야별 흐름

2008년 무자년(戊子年)이 밝았다. 2007년, ‘다사다난’이란 표현으론 부족할 만큼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던 연예계도 새로운 한해를 준비 중이다.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새해 연예계 분야별 흐름과 특징을 짚어봤다.


영화

스크린쿼터 절반 축소, 제작비 증가, 수익 급감, 2차 부가판권 시장 붕괴 등의 악재가 맞물려 최악의 시기를 맞은 한국 영화계.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08년 영화계는 뼈를 깎는 노력과 스타들의 활약을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몸집 줄이기’에 박차

지난해부터 제작비 감소와 효율적인 제작환경 마련에 나선 영화계 노력은 올해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더불어 가시적 효과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 시행. 지난 해 7월부터 스텝들의 근무시간과 급여 등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담은 임단협이 효력을 발휘했다. 스텝 임금계산과 출퇴근 관리, 제작스케줄 관리 등을 위한 ‘씨네-ERP’시스템도 개발, 적용 중이다.

이를 계기로 주먹구구식이던 영화제작이 체계적으로 바뀌고 있다. ‘시간이 곧 돈’이란 인식아래 철저한 사전준비로 제작일수를 줄여 스텝들에겐 일할 맛 나는 환경을, 제작자들에게 비용절감 효과를 안겨주는 것.

한 영화관계자는 “당장은 제작비가 오르겠지만 제작일수가 줄면 결국 제작비도 적게 들어감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올부터 효과가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톱스타 & 인기감독 작품 줄줄이

새해엔 1년 이상 영화출연을 하지 않은 톱스타들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2월 개봉 예정인 <숙명>엔 송승헌, 권상우, 지성이 출연해 연기대결을 펼친다. 네 친구의 배신과 우정을 그린 이 영화에서 권상우는 비열한 악역, 송승헌이 강한 캐릭터 맡아 관심을 모은다. 상반기 중 개봉될 김지운 감독의 ‘만주 웨스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선 <그 해 여름>과 <중천> 이후 차기작을 선보이지 않은 이병헌과 정우성을 만날 수 있다.

2006년 <데이지>를 끝으로 CF활동에만 주력했던 전지현은 1월 31일 개봉되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연기파배우 황정민과 호흡을 맞춘 데다 이미지 변신까지 시도해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005년 <작업의 정석>을 흥행시킨 손예진도 오는 10일 개봉하는 <무방비도시>에서 ‘팜므파탈’로 변신, 관객들과 만난다.

<비열한 거리>로 대한민국영화대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조인성은 유하 감독과 다시 손잡고 <쌍화점>촬영에 한창이다. 주진모와 동성애 연기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화제다.

여기에 <신기전>, <모던보이>, <놈놈놈> 등 100억원 안팎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공공의 적> 시리즈를 만든 강우석을 필두로 박찬욱, 유하, 김지운, 이준익 등 인기감독들의 작품이 줄줄이 개봉될 예정이라 새해 영화계에 희망을 비춘다.


복고 열풍

올해 스크린은 복고열풍에 휩싸인다. 시대물이 많다는 뜻이다. 억압된 분위기에서 신구문물과 다양한 이데올로기가 뒤섞였던 1930~1940년대의 일제 강점기가 특히 각광받고 있다.

지난 12월 31일 개봉한 <라듸오데이즈>는 1930년대의 조선 최초의 라디오방송국을 배경으로 방송의 ‘방’자도 모르는 이들이 ‘날 방송’을 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다.

박용우, 이보영이 출연해 1월 말 개봉될 <원스어폰어타임>은 석굴암 본존불상 이마에 박혀있었다는 전설의 보물 ‘동방의 빛’을 둘러싼 추격전을 그린다. 이 역시 1940년대가 배경.

박해일, 김혜수 주연으로 화제를 모은 <모던보이>는 1930년대 최고 부유층 자제 해명(박해일)이 난실(김혜수)이란 미스터리한 여인과 엮이면서 겪는 모험과 인생변화를 보여준다.

<놈놈놈>은 1900년대 초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독특한 영상과 초대형 스케일을 선보인다.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간 작품도 있다. 정재영, 안성기, 허준호 등이 출연하고 1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신기전>은 세종 30년, 1448년의 이야기다. 최무선이 만든 세계 최초의 로켓화포 ‘신기전’을 둘러싼 강대국과 조선의 갈등을 스펙터클한 화면에 담았다.

촬영에 한창인 <쌍화점>은 고려왕(주진모)과 36명의 미소년으로 구성된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조인성)의 묘한 애정관계를 그린다.



드라마

사극 천하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사극과 현대극이 팽팽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색다른 소재와 완성도로
사랑받은 케이블드라마는 더욱 힘찬 비상을 준비 중이다.


사극-현대극 경쟁 ‘박빙’

지난해 안방극장에 불어 닥친 사극 열풍은 올해도 여전하다.

MBC <이산>과 SBS <왕과 나>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고 퓨전사극 <쾌도 홍길동>(K-2TV)이 2일, <대왕세종>(K-1TV)이 5일부터 전파를 탄다. 2월엔 사전제작 드라마 <비천무>, 4월에는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가 SBS에서 방영될 예정. 여기에 <왕녀 자명고>(SBS) , <바람의 나라>(KBS), <선덕여왕>(MBC) 등 사극제작계획도 줄을 잇는다.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사극 봇물 속에 다양한 소재와 형식으로 시청자들을 붙잡기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사극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현대극은 스타급 배우와 적잖은 제작비로 무장했다. 한류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식어가는 한류를 재점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모으고 있다.

시작은 권상우와 지성. 지난 해 12월부터 전파를 탄 <못된 사랑>과 <뉴하트>에 각각 출연 중인 권상우와 지성은 한결 성숙해진 연기로 호평 받고 있다. 2월엔 김래원이 천재 요리사 ‘성찬’으로 분한 드라마 <식객>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구체적 방송일정이 잡히지 않은 <카인과 아벨>은 2008년 최대 기대작. 6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데다 소지섭과 지진희가 서로에게 총구를 거누는 비극적 형제로 나온다. 이영애가 주인공 물망에 오른 여성대통령 소재의 <대물>, 영화로 성공을 거둔 허영만 화백 원작의 <타짜>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 의가사제대 뒤 차기작을 물색 중인 원빈, 제대 후 영화로 활동을 재개한 송승헌도 드라마출연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져 드라마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케이블 드라마 ‘비상’

지난 해, 케이블방송의 자체제작 드라마(이하 ‘케이블 드라마’)는 “시청률 1%면 대박”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공중파에서 다룰 수 없는 소재, ‘TV영화’를 표방한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 결과다. 특히 <막돼먹은 영애씨>(tvN),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MBC드라마넷), <8일>(채널CGV) 등 선정성 없이도 성공한 작품들에 힘입어 올해는 보다 다양한 소재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중적 인
기를 얻겠다는 각오다.

특히 케이블드라마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시즌제’를 정착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평범한 노처녀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막돼먹은 영애씨>는 최근 시즌2가 성공리에 막을 내렸고 현재 시즌3 제작에 한창이다. 조선시대 과학수사관들의 활약상을 그린 <별순검> 역시 4%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아 올 8월 시즌2 방송을 결정했다.

전편과 이어지는 하지만 보다 새로운 이야기로 꾸며진 시즌제 형식과 남다른 소재로 무장한 케이블드라마는 올해도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가요

새해에도 얼어붙은 음반시장은 녹을 기미가 없다. 가요계 흐름도 지난 해와 비슷할 듯하다. 아이돌그룹과 싱글음반이 대세인
가운데 몇몇 중견가수들이 어린 후배들과 함께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8월에 컴백하는 서태지의 파급효과엔 세간의 이목이 쏠려있다.


신구 가수들 함께 활동

2007년 가요계는 아이돌그룹 세상이었다. 아저씨들도 춤추게 만들었던 ‘텔미 붐’의 원더걸스를 중심으로 빅뱅, 소녀시대, FT아일랜드 등이 가요계를 평정했다.

이들의 활동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새로운 아이돌그룹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그룹 열풍에 힘입어 여러 소속사에서 준비 중이던 신인그룹을 데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견가수들 활약도 만만찮다. 지난 해 6년 만에 음반을 발표한 박진영과 토이가 각종 음악차트, 음반판매 상위권을 휩쓸며 ‘죽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연초까지 빅 스타의 앨범발매가 없어 이들의 인기는 1~2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8월엔 ‘문화 대통령’ 서태지가 8집 음반을 들고 컴백해 중견가수 파워를 보여준다. 지난 달 24일 서태지가 자신의 공식홈페이지인 ‘서태지닷컴’에 컴백관련 글을 올리면서 서태지의 새 앨범이 음반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가요 관계자는 “서태지 8집이 대박을 터트린다면 음반시장 활성화는 물론 장르의 다양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디지털 싱글앨범 대세

음반시장의 고사로 평균 1억원의 제작비가 드는 정규앨범은 가수나 제작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성공확률도 크지 않다. 대신 2~3곡의 음악을 담은 디지털싱글앨범이 인기를 얻고 있다.

빅뱅, 소녀시대 등 대박을 터뜨린 가수 대부분이 싱글앨범만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새해 싱글앨범 주가는 더 치솟을 전망이다. 특히 신인에게 싱글앨범은 적은 돈으로 음악성과 이름을 알릴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가요관계자는 “빅뱅의 두 번째 앨범이 한 달 사이 5만5천장이나 팔렸다는 점에서도 싱글앨범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원더걸스 역시 정규앨범 발매 전에 싱글을 선보였다”며 “외국처럼 국내에서도 싱글앨범이 자리를 잡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온라인 음원시장은 우려와 기대가 뒤섞여 있다.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지만 정작 가수와 제작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은 턱없이 낮은 까닭이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25%에 불과한 가수와 제작자 수익률이 개선된다면 올해 온라인 음원으로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혜숙 프리랜서   tomboysh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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