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하기 이를 데 없는 동네(사초동)에서 4번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피살자들은 한 결 같이 눈에 띄는 장소에서 양손이 끈에 묶인 채 십자가 형태로 매달린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추리소설작가인 경주(오만석 분)와 동네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형사 재신(이선균 분)은 사초동에서 오랜 시절 함께 보낸 친구다.
경주에게는 요즘 살인충동을 느끼게 만드는 일이 많다. 출판사 편집장은 신인작가들의 고집을 탓하며 경주를 무시하고, 집주인은 밀린 월세를 독촉하다 못해 경주를 거리로 내쫓는다. 또 폭주족들은 그에게 소화기를 쏘아댄다.
그러던 어느 날 밀려드는 살인충동을 이겨내지 못한 경주는 집주인을 살해하고 만다. 이후 경주는 연쇄살인범의 수법을 모방, 자신의 범죄를 숨긴다. 이에 경주의 오랜 친구이자 사건을 담당한 강력계 반장 재신은 계속되는 범인의 대담한 범죄행각에도 갈피를 잡지 못한다.
한편 경주와 재신 말고도 사초동에서 나고 자란 또 다른 남자가 있다. ‘어린왕자’란 이름의 문구점을 경영하는 효이(류덕환 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동네 사람들에게 착한 청년으로 소문나 있지만 소년 같은 얼굴 이면에 잔혹한 살인본성을 숨기고 있다.
영화 <우리동네>는 처음부터 범인 얼굴을 낱낱이 공개하며 숨박꼭질 게임을 포기한다. 그보다 쾌락살인을 일삼는 효이의 살인, 그리고 죽여버리고 싶다는 분노를 제어하지 못한 경주의 살인이 각각 어떤 바탕 위에서 생성된 것인지를 밝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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