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들려주는 솔직한 부부 생활기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들려주는 솔직한 부부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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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10-17 13:16
  • 승인 2007.10.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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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 커플

결혼한 지 10년쯤 된 부부. 여기, 더 이상 아내에게 부부관계를 요구 하지 않고 다른 여자들과 더불어 자유롭게 즐기는 남편과 이러한 그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매번 자살을 기도하는 부인이 있다.

아내 대하기를 마치 어머니처럼 안도감과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남편과 여자취급을 받고 차라리 하룻밤의 뜨거운 사랑을 원하는 아내.

남편은 자기에게 잘못이 없다고 설득 하기라도 하듯 아내에게 계속적으로 서로의 성생활에 관여하지 않는 ‘오픈 커플’이 되자고 설득하게 된다. 그러한 남편의 사고방식을 납득할 수 없는 아내는 변화할 자신이 없어 망설이지만 결국 아이들의 미래와 자
신의 미래를 위해 ‘오픈 커플’이 되기로 결심한다.

‘오픈 커플’이 된 아내는 지금까지 얽매여있던 모든 것들을 하나씩 버리게 된다. 옷,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심지어 성격까지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난다.

결국 아내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게 되고, 남편은 갑자기 변해버린 아내에게 관심을 가지며 그 남자에 대해서 알아내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아내는 예전에 ‘오픈 커플’이 되기를 요구하던 남편과 상황이 바뀐 지금을 즐기며 만성천식을 가지고 있는 남편의 궁금증을 자극하여 호흡곤란을 유발시킨다.

‘오픈 커플’이 되기를 요구하던 남편은 아내가 새로운 남자를 만나자 그 남자를 궁금해 한다. 하지만 새로운 남자를 알아 갈수록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와 능력이 우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미 아내는 더 이상 남편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오픈 커플>의 의미는 개방형 부부관계를 뜻한다. 부부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경제적, 성적 관계의 얼개들을 모두 풀어헤침으로써 기존의 결혼관과 부부관을 거부한다는 뜻이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운명과 이를 둘러싼 환경이 모두 남성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오픈 커플’이라는 극단적인 관계 속 모순과 폐단을 통해 코믹하게 다룬 작품이다.

진보적인 지식인으로 성생활의 자유분방함을 주장하며 부인을 설득시키기에 충분한 남편의 이면에는, 오히려 말로 설명하기 힘든 고질적인 보수주의와 아내의 맞바람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중성이 도사리고 있다. 가정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 안에서 성이란 또다른 권력으로 작용하며 자유로움이라는 미명 하에 이기적인 권위의식이 발현된다.

작가 ‘다리오 포’는 자칫 페미니즘의 논쟁거리로 전락할 수 있는 개념들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답게 사회적 통찰력과 해학이 넘쳐나는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오픈 커플>은 작게는 남성들의 전통적인 권위주의와 횡포를 다루고 있는 듯 하지만, 작품 전체
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는 사회 권력의 부조리함을 비판하는 것으로 확장된다.

공연기간 : ~11월 25일
공연장소 : 대학로 열린극장
공연문의 : 02)76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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