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쟁이’ 미친 형사를 만났다
‘뽕쟁이’ 미친 형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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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9-05 16:18
  • 승인 2007.09.0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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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생결단

<사생결단>은 <바이 준>과 <후아유>를 만들었던 최호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우선 선택한 소재의 성격만 보면 두편의 전작과 많이 다르다. 젊은 날의
사랑과 상처에 쏟았던 관심은 부산의 뒷골목을 헤매는 범죄자와 형사의 피냄새 나는 동업으로 초점을 옮겼다.

여기에 두 남자의 교감 혹은 우정이 있을 리 없다. 단지 살기 위해서, 쟁취하기 위해서 서로를 취하는 거짓 계약과 그 끝만 있다. 그렇게 같이 위태롭게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은 마약의 세계다.

환락과 범죄가 지배하는 부산의 유흥가 뒷골목. 그곳에 이상도(류승범)가 산다. 유년시절 마약제조자 삼촌의 심부름을 하다가 도리어 마약업자가 되고 만 그는 약삭빠르면서도 야비하다. 자기는 결코 약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뿐 아니라, 위험에 처하면 언제든 친구라도 팔아먹을 준비가 되어 있는 자다.

상도를 쫓아 나타나는 부산 강력계 경장 도진광(황정민).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법과 법 아닌 것 사이의 구분이 없는, 과정보다는 오로지 목적만 있는 자다. 그러나 그에게는 4년 전 거물급 마약책 장철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동료 형사를 잃고 범인을 놓친 전력이 있다.

도 경장은 오로지 장철을 체포하는 일만이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에게 이상도는 더없이 적당한 끄나풀이다. 도 경장과 이상도의 계약은 영화 초반에 한번 어긋난다. 검찰의 개입으로 이상도는 감옥살이를 하고, 도 경장은 정직을 당한 것.

그러나 중국에서 돌아온 장철의 출현으로 둘의 계약은 본격적인 상황을 맞는다. 도 경장은 이상도를 이용해 장철을 잡으려 하고, 이상도는 이번 사건만 끝나면 버젓이 마약업을 해도 괜찮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이상도는 그것을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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