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섞인 가사 활개 쳐…산이의 ‘나쁜 년’ 차트 1위
‘여성혐오’ 섞인 가사 활개 쳐…산이의 ‘나쁜 년’ 차트 1위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6-12-02 19:18
  • 승인 2016.12.02 19:18
  • 호수 1179
  • 18면
  • 댓글 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J DOC, ‘미스 박’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등 여성 혐오 논란으로 공연 무산
래퍼 산이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한국 남자가수들의 ‘여혐’ 섞인 가사가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힙합 가수들은 시국 비판이라는 명분 아래 박근혜 대통령을 거론하는 노래를 내며 사회비판 대열에 탑승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가사에는 ‘미스 박’ ‘나쁜 년’ 등 성별을 부각한 원색적인 비난부터 ‘충혈된 눈 홍등가처럼 빨개’ 등 여성혐오 요소들로 가득하다. ‘여혐’ 가사는 현 정권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 아니라 조롱 섞인 혐오 표현일 뿐이라는 지적이 높다.

 

가수들이 시국을 비판하는 곡을 잇따라 발표하고 나섰다.

인기 래퍼 산이(San Eㆍ브랜뉴뮤직)는 지난달 24일 자정 시국을 비판하는 노래를 발표했다.

제목은 ‘나쁜 년(Bad Year)’으로서 배신한 여자친구를 원망하는 것처럼 현 시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 곡은 공개된 지 6시간 만에 엠넷,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삐걱삐걱’, ‘L.I.E’, ‘포졸이’ 등의 노래로 간간이 저항 정신을 표현해온 DJ DOC는 지난달 25일 오랜 시간의 공백을 깨고 ‘수취인분명 (미스박)’이란 제목의 신곡을 공개했다.

특히 박근혜 정권의 국정 난맥상을 정면으로 비판한 이번 신곡 음원을 무료로 배포해 눈길을 끈다.

래퍼 MC스나이퍼도 시국을 비판하는 노래를 만들고 발표를 준비 중이다. MC스나이퍼는 지난 지난달 14일 JTBC ‘힙합의 민족2-왕좌의 게임’ 제작발표회에서 “개인적으로 할 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직설적이진 않고 이솝우화에 빗댔다”며 “이미 곡을 써둔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솔로가수 한소아도 연인에게 배신당한 슬픔을 담은 노래 ‘내가 이럴려고’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이 2차 대국민 사과에서 했던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 들고 괴롭다’는 말과 우연하게 겹치는 제목이다.

시국비판인가, 여성혐오인가

래퍼 산이의 신곡이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 노래는 현 시국을 비판한 노래로 각종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지만 가사 중 ‘병신년(丙申年)아 빨리 끝나 제발’ ‘충혈된 네 눈 홍등가처럼 빨개’ 같은 부분이 여성 비하 논란을 불렀다.

또한 언어유희를 통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쓰인 노랫말이 화제가 된 가운데 시국 비판인지, 여성 혐오인지를 두고 네티즌들이 혼돈의 설전을 벌였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정확히 박 대통령이나 최순실 게이트를 저격했다고 보기에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며 자극적인 여성 비하적 내용과 표현을 사용했다고 봤다.

산이 신곡 ‘나쁜 년’의 가사에는 “하... 야... 내가 이러려고 믿었나 널 넌 / 네 입으로 뱉은 약속 매번 깨고 / 바꿔라 좀 레퍼토리 / 심지어 옆에 알고 보니 / 있었지 딴 놈 / 그와 넌 입을 맞추고 돌아와 / 더러운 혀로 핑계를 대 / 넌 그저 꼭두각시 마리오네트였을 뿐이라고”라는 구절을 담았다.

이어 “그저 편히 싹 맡긴 채 숨 쉴 Bad Year... / 안 간다 멀리 보내줄게 / 잘 가요 잘 가요 잘 가요 / Adieu 나쁜 년”이라면서 해(year)와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 사이에 묘한 여운을 뒀지만, 내용적으로는 여성인 대통령과 ‘년’이란 단어로 대표되는 무리까지 싸잡아 비난했다는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이 노래가 공개된 후 과거 산이의 ‘여혐’ 가사들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래퍼 릴샴이 2014년에 발표한 ‘Ride’라는 곡에서 피처링을 맡은 산이는 “I'm speaking to you bitch play that 소라넷 스타일”이라는 가사를 사용한 바 있다. 소라넷은 디지털 성범죄, 강간 모의 등 성범죄가 만연하게 일어나던 음란 사이트다. 오랫동안 아무런 제재 없이 운영되다 여성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지난 6월에야 폐쇄됐다.

또 지난해 래퍼 예지가 낸 노래 ‘미친개’에서 피처링을 한 산이는 욕설뿐 아니라 성관계를 의미하는 가사를 쓰기도 했다. 그는 노래를 통해 “얜 진짜 미친년” “예방접종 안 한 암캐 한 마리” “어서 타 뭐해 그래 예지야 오빠랑 너 해보고 싶었다며 실제 하게 되니 어때 소문대로 맛 좋아” 등 성희롱에 가까운 가사를 내뱉았다.

그룹 DJ DOC

“공적 잘못 아닌 여성성 지목한 것”

DJ DOC의 경우는 “키치적인 묘사와 성차별적 단어의 우회적 가사로 인해 여러 젠더 논란을 부추기며 문화집회에 대한 고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차별에 대한 근간을 건드렸다”며 5차 촛불집회 공연까지 무산됐다.

현장에서 부르기로 했던 노래 ‘수취인분명(미스 박)’에 ‘여성 혐오’ 표현이 나온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미혼인 박근혜 대통령을 뜻하는 ‘미스 박’, 미혼 여성을 뜻하는 스페인어 ‘세뇨리타’에서 따온 ‘쎄뇨리땅(새누리당을 풍자)’,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같은 가사가 문제가 됐다. 일부 여성단체가 “대통령의 ‘업무적인 잘못’이 아닌 ‘성별’을 걸고넘어지는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페미니스트 그룹인 페미당당과 강남역 십번출구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페미당당은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세뇨리땅, 얼굴이 빵빵, 미스박 등의 가사는 명백한 여성혐오적 내용”이라며 “미스박은 박 대통령의 공무집행 능력이나 공적 잘못이 아닌 대통령의 여성성을 지목해 공격하는 여성혐오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특히 “‘미스’는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불평등한 젠더권력 속에서 오염돼버린 단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사 속에서 대통령의 모습은 성형을 많이 해 얼굴이 빵빵하거나 (원곡에서는 오빠가) 태워주는 차를 탄다는 등 여성혐오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불필요한 외모비하와 여성혐오 표현을 비판했다.

강남역 십번출구도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국내 힙합 가수들은 여성혐오를 끌어오지 않고서는 가사 한 줄 못 쓰나 보다”라며 “사회적 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수취인분명’의 공연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런 ‘여혐’ 논란에 대해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 “극단적인 여권(女權)주의자들이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으로 오히려 시민 결속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잘못된 표현으로 상처받는 사람이 없어야 시위 문화가 정말로 성숙한 것이고, 여성이 광장에 나오려면 반드시 없어져야 할 발언들”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aktm122 2016-12-03 21:16:00 110.70.14.222
읽으면서 속으로 했던 생각들이 딱 윗 분이 다 말 해 놓으셨네. 기자 이름 쳐 보니 메갈로 유명한 기자였네.

쭉빵 2016-12-03 12:48:35 59.152.136.89
이게 기사냐 여성혐오 미소지니에대한 뜻도 모르면서 글쓰냐. 그저 메갈에서 어께 너머로 잘못 돌아가고 있는 페미니즘의 말로를 보여주는 기사다 이건.

기자메갈인증 2016-12-07 17:20:37 175.223.34.200
이상하다 이상해 기자가 메갈인가요?? 참 이상하다

한심그자체 2016-12-04 21:51:40 182.216.226.182
그럼 나쁜 놈은 남성혐오 단어냐?ㅉㅉ
메갈같은 년들도 박근혜랑 같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제발 좀

ㅇㅇ 2016-12-06 18:46:29 1.212.151.54
메갈의 특징 : 창조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