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한켠의 작은 무대에서 ‘이상한’ 연극이 막을 올린다. 이름하여 <뒤바뀐 머리>. 이 작품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마스 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인도의 설화집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 원작은 인도 작가 기리쉬 카나드의 각색, 한국 작가 조현진의 각색 등 세번의 가공을 거쳐 한층 이상야릇한 동화가 됐다.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여자는 완벽한 머리를 가졌으나 몸이 부실한 남편과 완벽한 몸을 지닌 정부의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할지 갈등한다. 오늘날 여성들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성격과 외모냐, 능력과 성격이냐하는 두 가지 조건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과도 비슷한 상황인 셈이다.
그러다 어느 날, 두 남자가 죽음을 맞이했다가 본의 아니게 머리가 뒤바뀐 채 다시 살아나게 된다. 여자는 고민에 빠진다. ‘머리를 가진 쪽이 진짜 남편일까, 몸을 가진 쪽이 남편일까.’ ‘어느 쪽이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상대일까.’ 간단치 않은 딜레마에 빠진 여인이 결국 누구를 택할지는 물음표. 관객 스스로 극장에 와서 찾아야 한다. 한편, 한국 정서에 맞게 손질된 극은 관람이 끝난 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와 인간의 상품화, 몸짱 열풍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
찰할 계기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작품을 연출한 이곤씨는 “공연 준비를 위해 워크숍을 거치면서 인도 연극의 양식이 한국의 전통극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인도와 한국이라는 지역적 문화적 상이함을 떠나 연극이란 장르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호를 실험했다”고 말했다.
공연기간: ~8월 2일
공연장소: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
공연시간: 화~금 8시/ 주말 4시, 7시
티켓가격: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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