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담패설’ 캐릭터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닌다
‘음담패설’ 캐릭터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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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7-05 14:14
  • 승인 2007.07.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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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DVD / 아치와 씨팍

<아치와 씨팍>은 극장 개봉하는 한국 애니메이션 가운데 처음으로 18살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욕설과 배설, 음담패설이 캐릭터들 사이를 붕붕 날아다닌다. 물론 엽기코드나 키치문화가 대중화된 요즘 이런 요소들만으로 발랄하고 참신한 느낌을 줄 수는 없다.

이 애니메이션에 종횡무진으로 등장하는 패러디 장면들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 애니메이션에서 높게 쳐줄 부분은,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B급 감수성이 관통하는 가운데에도 대중적인 흡인력과 장르적 재미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똥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어느 미래에 지배자들은 사람들의 항문을 직접 관리하기에 나선다. 성실한 배변자들에게는 ‘하드’라는 마약 성분의 아이스크림을 준다. 그러나 늘어나는 배변량과 비례해 하드 중독자들이 나타나고 도시는 하드 밀매와 약탈이 넘쳐나게 된다.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아치(목소리 연기 류승범)와 씨팍(〃 임창정)은 하드 좀도둑. 둔하지만 힘센 씨팍이 배우 지망생인 이쁜이(〃 현영)에게 반하며 셋은 동행
하게 된다. 그러나 이쁜이가 엄청난 배변능력, 즉 하드 수급능력을 갖게 되면서 셋은 하드 약탈자인 보자기 갱단에게 쫓기게 되고 여기에 사이보그 개코 형사까지 가세하면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상상력의 신선도라는 면에서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대신 B급 감성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거침없는 질주의 쾌감을 선사한다. 깜찍하게 쫑알대며 팔다리를 숭덩숭덩 자르는 보자기맨들의 모습이 귀엽고,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똥꼬’에 대해 ‘호모새끼’라고 호모포비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초반에 이렇게 막나가는 농담에서 비위가 거슬리지 않는다면 다음부터는 무사통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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