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살아있다’(감독 숀 레비, 수입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총 제작비 1억5000만달러(약 1385억원)를 들인 초특급 대작. 기발한 상상력이 고정 관념을 초월해 동화 속을 걷게 한다. 특히 할리우드가 아니면 이런 소재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날 정도로 스케일이 화려하다.
영화는 밀란 트렌크의 유아용 그림책을 바탕으로 했다. 래리 데일리(벤 스틸러)의 보물 1호는 하나 밖에 없는 아들. 하지만 엉뚱한 사업 아이템으로 하는 일마다 ‘백전백패’를 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린다. 급기야 이혼한 아내는 직장을 가질 때까지 함께 사는 아들과의 ‘면회’를 박탈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게 된다.
한데 근무 첫 날, 세 명의 나이든 선배 경비원들로부터 기이한 충고와 함께 매뉴얼을 받는다. 물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눈앞에서 기절초풍할 희한한 광경이 펼쳐진다. 중앙전시실에 놓여 있던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살아 움직이고, 테디 루즈벨트 대통령 밀랍 인형이 환생한다. 또 마야인, 로마인, 카우보이 인형도 살아나 자기들끼리 전쟁을 벌인다.
왜 그럴까. 열쇠는 있다. 박물관이 살아 움직이는 이 같은 희귀한 일은 바로 이집트 파라오관에 있는 보물 때문. 또 이 비밀을 세 명의 나이든 선배 경비원들이 알고 있다. 그리고 아들을 초대한 밤에 파라오관의 보물을 훔치려는 ‘올드 경비원’들과 사투를 벌인다.
영화의 압권은 역시 정교한 CG(컴퓨터그래픽)다. 전시물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과정이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열 두명의 웬수들’ 시리즈 등 코미디 히트작을 낸 숀 레비 감독과 할리우드의 매력남 벤 스틸러, 전 세계 영화 관객에게 사랑받는 로빈 윌리엄스 등이 힘을 합친 것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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