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목재를 이용해 손수 집을 지은 직장인이 있다. 현대중공업 중조립부에 근무하는 김용식 기원(50)이 바로 주인공.
김 기원이 폐목재를 이용해 집을 지은 사연은 이러하다. 그는 15년 전 경북 울주군 한적한 곳에 시골집을 한 채 사뒀다.
그러나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아 집은 폐허가 된 모양.
김 기원은 1년 전 이 집을 허물고 회사에서 나오는 폐목재 4.5t을 구입해 주말마다 부인과 함께 집을 짓기 시작했다.
13평 원룸형 구조로 내부는 폐목으로 다지고 외부는 난방효과 때문에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했다. 설계에서 완공까지 총 비용이 1000만원 정도. 그것도 패널을 구입하는데 든 600만원을 빼면 400만원으로 집을 지은 셈이다.
또한 폐목들을 이용해 마당 가운데 연못과 10여 명이 앉을 만한 정자도 손수 만들었다. 울타리를 배경으로 한 조경은 울산 시내 재개발 주택단지에서 버려지는
나무들을 주워왔다고. 조만간 이 터에 작은 찜질방도 만들 계획이다.
창고에 반 정도 남아있는 폐목을 보니 금방 아궁이에 들어갈 땔감 같은데 그것을 갈고 닦아 만들어 놓은 완성품이 신기할 따름이다.
김 기원은 집을 지을 당시 정보가 전혀 없어 많이 어려웠다고. 그래서 내친 김에 이번 경험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홈페이지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적은 돈을 들여 노후 설계와 보금자리를 갖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러한 김 기원의 뚝심은 부지런함과 검소함으로 대표되는 ‘현대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처형의 소개로 만난 지 보름 만에 결혼한 부인과도 집을 지으러 오고 가는 길에 늦깎이 데이트를 할 수 있어 1석2조였다고 한다. 정년퇴임 후 자연을 벗 삼아 누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김 기원 부부의 또 다른 삶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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