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 시리즈 캐릭터 ‘김수미’ 다시 봐도 재밌네∼
가문 시리즈 캐릭터 ‘김수미’ 다시 봐도 재밌네∼
  •  
  • 입력 2007-05-17 11:24
  • 승인 2007.05.17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주의 영화 / 못말리는 결혼

되지도 않는 서구식 라이프스타일을 좇는 졸부 집안의 아들과 전통을 고수하는 평범한 집안의 딸이 만났다. 스위스 생수에 프랑스 농장 직수입 과일만 취급하는 심말년(김수미 분) 여사 댁의 아들 왕기백(하석진 분)과 평소 태껸으로 심신을 단련하는 풍수지리가 박지만(임채무 분) 댁의 딸 은효(유진 분)는 우연한 만남 후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마른 장작에 닿는 불길처럼 만나기만 하면 사단이 나는 가족들 때문에 이들의 연애는 처음부터 쉽지 않다. 게다가 부동산계의 큰손으로 현재 골프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심 여사에게 골칫거리가 하나 있었으니, 죽어도 땅을 안 팔겠다는 고집불통 땅 주인 때문. 그 땅 주인이 바로 지만이다.

공사가 얽힌 두 집안은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일단 자식문제가 먼저다. 허우대만 멀쩡한 바람둥이가 마음에 들 리 없는 아버지와 촌스러운 기운이 풀풀 날리는 은효에게 아들을 빼앗기는 것이 싫은 엄마는 두 젊은이를 떼놓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못 말리는 결혼>의 크레딧에서 눈에 띄는 것은 추석 시즌이면 매번 찾아오던 시리즈 <가문의 영광>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을 쓴 김영찬 작가다. ‘가문 시리즈’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옮겨온 것 같은 김수미 캐릭터는 조폭 가문의 대모에서 부동산 업계의 대모로 직업을 바꾼 것으로 이
해할 수 있다.

연출은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선생 김봉두>의 조감독을 거친 김성욱 감독이 맡았다. 엉터리 프랑스어를 늘어놓으며 호주산 포도주를 마시거나 다급한 상황에는 걸쭉한 사투리로 욕지기를 내뱉는 졸부 마나님의 모습은 예상만큼 코믹하고 또 그만큼 익숙하다.

대사의 맛과 코미디의 묘를 살리는 데 숙련된 내공을 자랑하는 김수미의 코믹함이나 영화의 무게중심을 잡는 임채무의 연기는 딱 기대한 만큼이다.

하지만 남발되는 애드리브와 가벼운 대사, 예측 가능한 전개는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웃음과 이야기 구성의 묘를 조금 더 숙고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