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비극적 사랑 무대위에
고대 이집트 비극적 사랑 무대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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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3-28 16:19
  • 승인 2007.03.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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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아이다

사랑과 질투, 증오가 뒤섞인 삼각관계만큼 드라마틱한 소재는 드물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소설과 영화, TV 드라마가 세 남녀간 얽히고 설킨 사랑에 집착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베르디가 말년에 작곡한 오페라 ‘아이다’도 엇갈리는 사랑을 비장한 선율에 녹였다. 고대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와 장군 라다메스,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갈등을 그린 원숙미 넘치는 걸작이다. 라다메스는 원래 암네리스와 결혼이 예정된 전도유망한 장군이었다. 하지만 노예로 끌려온 아이다에게 마음을 뺏기면서 암네리스의 분노를 사게 된다.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은 결국 생매장당하는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처절한 사랑을 강렬하고 압축된 무대로 재해석했다. 절제된 연출로 심리극을 살린 국립오페라단 ‘아이다’ 버전은 2004년 공연해 호평을 받았던 작품.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다시 관객과 만나게 된다.

기존 ‘아이다’ 무대는 거대한 피라미드와 코끼리까지 동원한 개선행진, 웅장한 궁전 세트로 청중을 압도했다. 하지만 국립오페라단 버전은 음악과 드라마에 집중하도록 무대를 간결하게 제작했다.

스위스 출신 연출자 디터 케기는 “시각적인 효과보다는 음악과 캐릭터에 초점을 맞췄다”며 “가창과 선율 중심인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 특징을 살렸다”고 말했다.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연출에도 많은 변화를 줬다. 지금까지는 4막 재판장면에서 암네리스가 혼자 무대 위에 서서 막 뒤에 있는 사제들과 대화하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사제들을 무대 위로 배치해 암네리스와 정면 충돌하도록 했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을 극대화했다.

무대 좌우에 있던 두 개의 피라미드가 합쳐지면서 연인이 돌무덤 속에 갇히는 마지막 장면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상징적인 색을 조명으로 사용해 마치 회화작품을 보는 느낌을 준다. 무대ㆍ의상 디자이너 브르노 쉬벵글은 1ㆍ2막은 흰색과 금색, 3막은 파란색, 4막은 강렬한 빨간색을 배경색상으로 사용해 사건 흐름을 색으로 표현한다.

정은숙 감독은 “조명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무대도 간결하지만 누가 봐도 이집트임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으로 꾸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무대 음악은 이탈리아 지휘자 피에르 조르지오 모란디가 맡는다. 그는 베르디 특유의 다채로운 관현악적 색채를 큰 스케일 안에 녹여낼 예정이다.

그렇다면 대중에게 사랑을 듬뿍 받은 아리아 ‘청아한 아이다’와 ‘이기고 돌아오라’, 합창곡 ‘개선행진곡’는 누가 소화할까.

주인공 아이다는 드라마틱 소프라노 하스믹 파피안이 내한해 국립오페라단 신입 단원 김세아와 경합을 벌인다. 아르메니아 출신인 하스믹 파피안은 대담하고 호소력 있는 노래로 주목받는 성악가.1999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서 ‘아이다’로 데뷔했다. 당시 커튼콜에서 관객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2005년 같은 무대에 같은 역으로 다시 섰다.

암네리스역은 메조소프라노 테아 데무리쉬빌리와 양송미가 더블캐스팅됐다. 카리스마 넘치는 가창력을 가진 테아 데무리쉬빌리는 암네리스역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다메스역은 지난해 ‘투란도트’에 출연했던 테너 신동원과 강하고 서정적인 음색을 동시에 지닌 리릭 스핀토 테너 이동현이 열연한다.
이번 공연 반주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는다.

공연기간: ~ 2007년 4월 2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시간: 평일 7시30분/ 주말 4시
티켓가격: VIP석 150,000원/ R석 110,000원/ S석 70,000원/ A석 30,000원/ B석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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