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싸름한 ‘여자의 결혼’
달콤·쌉싸름한 ‘여자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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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3-22 10:13
  • 승인 2007.03.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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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I do I do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해 신세대 며느리상을 보여주고 있는 박해미가 드디어 본업 ‘뮤지컬 배우’로 돌아왔다. 뮤지컬 무대와 TV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배우 박해미가 직접 제작에 나선 뮤지컬 <아이 두 아이 두(I do I do)>는 인생에서 결혼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곱씹어보게 하는 작품이다.

1966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오랫동안 남녀 2명만이 출연하는 독특한 뮤지컬로 호평받았던 뮤지컬 <아이 두 아이 두(I do I do)>는 신혼에서부터 50여년 동안의 결혼생활을 그려낸다. 때문에 등장인물 또한 아그네스(박해미)와 마이클(이병준) 단 두 명뿐이다.

뮤지컬 <아이 두 아이 두(I do I do)>는 뭇사람이 사랑의 끝이라고 말하는 결혼서약부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신부 아그네스와 신랑 마이클이 20대에 결혼해서 70대가 돼 함께 늙어가는 과정 속의 순간들을 징검다리 식으로 시간의 비약을 통해 담았다.

가슴 설레며 입맞춤을 하는 첫날밤부터, 아내의 임신에 긴장해서 남편이 진통을 하는 첫 출산,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정신없는 아내와 자신의 소설에만 몰두하는 남편의 갈등. 서로 불만이 팽배해지고 남편의 외도로 인한 위기, 이제 다 커버린 자식들을 여전히 아이라고 여기는 어느 해 연말, 섭섭한 마음으로 치르는 딸의 결혼식, 그리고 노인이 된 그들이 새로운 삶을 위해 이사를 떠나는 순간으로 시점이 이동한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원의 구조를 띤다. 결혼을 통해 사랑을 시작했던 아그네스와 마이클은 부부로 살아가면서 토닥거리고 고민하지만 결국은 함께 늙어가며 사랑을 완성한다. 사랑에서 위기를 거쳐 다시 사랑에 이르는 원을 이룬 것이다.

무대 역시 마찬가지다. 첫 장면의 무대에는 두 개의 서랍장과 하나의 침대만이 놓여있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아이들의 용품들이 무대를 가득 메우기도 하고, 두 사람이 살아간 흔적들처럼 자질구레한 도구들이 공간을 채우거나 치워진다. 마지막에 새로운 신혼부부에게 집을 내어줄 때 아그네스와 마이클은 큰 상자에 짐을 담아 나가면서 처음 무대와 같게 서랍장과 침대만을 남겨 놓는다. 결국 무대 역시 하나의 원을 이룬 셈이다.

첫 장면에서 결혼식을 마친 아그네스와 마이클의 사랑은 노인이 돼 새로운 장소로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더욱 확장되고 성숙해진다. ‘아이 두 아이 두’는 확장되는 원의 구조를 통해 결혼으로 시작한 사랑이 삶의 굴곡을 거치고 비로소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있는 그대로의 결혼 모습을 담담히 묘사했다는 점에서 아이 두 아이 두는 소설 여자의 일생을 닮았다. 그다지 과장하지도 않고 특별히 관객들을
억지로 웃기려고 하지도 않고 요란한 무대장치로 혼을 빼놓으려 하지 않지만 잔잔한 감동의 깊이가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복잡한 갈등구조와 속사포 같은 말장난 없이도 관객들은 극의 흐름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1966년 미국에서 초연됐던 작품.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디바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박해미가 이번엔 기름기를 뺀 담백한 연기력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아이 두 아이 두>의 배우들 또한 매우 익숙한 얼굴이다. 뮤지컬 <맘마미아>와 드라마 <하늘이시여>를 통해 대표적 여배우로 떠오른 박해미와 <아가씨와 건달들>, <명성황후>등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병준이 열연한다. 박해미는 현재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10대로 팬층이 넓어졌고, 이병준 역시 드라마 <대장금>, 영화 <복면달호>등에 출연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배우다.

공연기간: ~ 2007. 4. 1
공연장소: 삼성동 KT&G 코스모타워 3층 상상아트홀
공연시간: 화·수·금 8시/ 토 4시, 7시30분/ 일 5시
티켓가격: VIP석 70,000원 / R석 50,000원 / S석 4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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