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주의 영화 복면 달호
내일의 록스타를 꿈꾸며 지방 나이트클럽에서 열심히 샤우팅을 내지르던 봉달호(차태현)와 그의 목소리에서 신이 내린 천상의 ‘뽕필(뽕짝의 feel)’을 발견한 큰소리 기획의 장사장(임채무)의 잘못된 만남. 가수 데뷔라는 말에 이성상실, 앞뒤 안 보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버린 후 달호의 인생은 완전 화려하게 꼬여 버렸다. 자신을 키워 줄 것이라 굳게 믿었던 큰소리 기획이 트로트 전문 음반 기획사였던 것.
결국 법적 사슬에 묶여 피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어쩔 수 없이 트로트 가수로 거듭나기 위한 초강도의 스파르타식 트레이닝에 들어간 봉달호. 이로써 큰소리 기획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봉필(봉달호+뽕짝의 feel)이란 예명으로 앨범을 내게 된 달호는 첫 공중파 데뷔무대에서 피치 못할 사정(?)때문에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노래를 부른다.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달호가 결코 의도하지 않은 어설픈 신비주의 컨셉은 오히려 국민들의 뜨거운 애정을 받기에 이르고, ‘자고 나니 스타가 되었어요’의 산증인이 되어 한 순간에 트로트의 황태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승승가도를 달리는 달호, 그러나 인기를 얻은 대신 억압과 시기가 그를 따르게 된다. 결국 자신에게 트로트의 진심을 일깨워 준 사랑하는 여자마저 떠나보내게 되고 막강 라이벌 나태송의 추격은 달호의 목을 점점 조여 온다.
영화 <복면달호>에는 보는 이와 듣는 이를 사로잡아 버릴 트로트의 향연이 펼쳐진다. 주영훈 음악감독은 특유의 젊은 층에 어필하는 감각을 살려 ‘트로트’를 재구성한다. 심금을 울리는 음색을 한껏 살린 정통 트로트는 물론 록과 댄스를 결합한 퓨전 트로트까지, 10대에서부터 중장년층까지 아우르며 전세대가 즐길 수 있는 트로트의 국민가요화가 이루어진다.
‘봉필’로 분한 차태현은 록 가수와 트로트 가수 모두를 소화해 내기 위해 촬영 2개월 전부터 록과 트로트 발성 연습은 물론 록 가수변신을 위한 3시간의 머리 붙이기 작전, 트로트 가수 변신을 위한 헤어젤 한 통으로 머리 감기 등을 거침없이 소화했다.
과감히 상반신 노출을 단행한 임채무 또한 가슴과 배, 등 전체를 아우르는 엄청난 스케일의 용문신을 그리기 위한 7시간의 작업 때문에 오는 마비 증상도 참고, 불가피한 노출에 앞서 흡족한 아름다운 중년의 몸을 만들어내기 위한 거침없는 운동을 단행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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