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주의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
바람 피우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유부녀 이슬(김혜수)과, 대화 없는 남편과 아이 키우는 단조로운 일상에 지친 유부녀 작은새(윤진서)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각각 어리버리한 대학생(이민기)과 저돌적인 증권맨 여우두마리(이종혁)와 만남을 갖는다.
외딴 모텔을 찾은 두 커플이 할 일은 또 무엇이 있을까. 연하남을 키워 잡아먹는 재미를 톡톡히 즐기는 이슬과, 잠자리보다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는 작은새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육체적 대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즐거운 꿈도 결국은 끝이 나는 법. 남편에게 불륜 현장을 들킨 이슬은 경찰서에 끌려가던 중 탈출을 감행하고, 여우두마리에 점점 더 탐닉해가던 작은새는 결국 이별을 통보받는다.
“제 물건 엄청 커요.”, “그럼 지금 꺼내봐.” (이민기-김혜수)
“정말 나쁜 여자는 줄 듯하면서 안주는 여자에요.”, “정말 하고 싶을 때 하면 더 좋아요.”(이종혁-윤진서)
‘바람피기 좋은날’은 절반이 베드신으로 채워져 있지만 정작 야한 것은 대사 뿐이다. 침대에서는 인디언 놀이가 진행되며, 사랑을 나눌 때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를 귓전에 대고 들어야 한다.
바람을 피우다 들켜도 경쾌하다. 액션영화처럼 추격신이 등장하고 자동차 폭파 장면까지 연출된다. 삶에 권태를 느낀 30대 여성의 사랑을 바람이라는 코드를 통해 들여다본다는 설정 때문인지, 영화에서 바람은 불장난이 아닌 장난처럼 묘사되며 다른 불륜 소재를 다룬 작품처럼 선악으로 단죄하지도 않는다.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최고의 섹시 스타 김혜수가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으는 ‘바람 피기 좋은 날’은 2007년 한국영화 개봉작으로는 첫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개봉일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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