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주의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엉뚱한 상상과 공상이 가득한 신세계 정신병원. 이곳에 형광등을 꾸짖고 자판기를 걱정하며 자기가 싸이보그라고 생각하는 소녀 ‘영군’(임수정)이 들어온다. 남의 특징을 훔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순’(정지훈)이 새로 온 환자 영군을 유심히 관찰한다.
자기도 보통이 아니면서 서로가 더 특별해 보이는 그들. 싸이보그는 밥을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점점 야위어만 가는 영군을 위해 일순은 자신의 능력을 총동원한다.
‘수면 비행법’을 훔쳐 영군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고 ‘요들송’ 실력을 훔쳐서 우울해하는 영군에게 노래도 불러준다. 그리고 특별히 영군의 ‘동정심’을 훔쳐 그녀의 슬픔을 대신 느낀다.
싸이보그가 고장 나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며 ‘평생 AS 보장’을 약속하는 일순과, 싸이보그는 그러면 안되지만 일순 때문에 자꾸 맘이 설레는 영군. 그래도 영군은 여전히 밥을 거부하며 위험한 지경에 이르고, 일순은 그녀를 위해 최후의 방법을 준비한다.
이 때문에 임수정은 실제로도 39kg까지 살을 빼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수정은 생 고구마와 사과 몇 조각으로 몇 달 동안 버텼다고 한다. 또 촬영이 없는 날에는 근처 헬스클럽을 찾아가 열심히 운동을 했다.
박찬욱 감독 역시 “영화를 찍는 동안 임수정을 굶기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엉뚱한 상상과 공상이 가득한 신세계 정신병원 내, 자기가 싸이보그라고 착각하는 영군(임수정)과 그녀가 싸이보그여도 괜찮다는 일순(정지훈)의 사랑을 그린 일종의 로맨틱 코미디.
서로 사랑하는 감정 표현 역시 “키스하는 게 아니라 충전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엽기적이면서 엉뚱한 커플. 비와 임수정의 환상적인 연기 호흡은 오는 12월 7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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