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라이온 킹
215억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로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라이온 킹’이 드디어 그 웅장한 모습을 관객들 앞에 드러냈다.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라이온 킹’을 뮤지컬로 어떻게 그려낼 수 있을까 내심 우려도 했었지만,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기 때문.
무대에서는 밀림의 ‘왕’인 무파사의 아들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밀림의 동물들과 함께 ‘서클 오브 라이프(생명의 순환)’의 웅장한 음악이 울려퍼지면서 관객들을 압도하기 시작한다. 이후 초대형 코끼리와 사슴, 기린, 표범 등 밀림에 사는 온갖 동물들이 객석 뒤편에서 관객들과 눈인사를 하면서 무대위로 모인다. 이 역시 관객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
이 뮤지컬의 백미는 200여종이 넘는 동물 표현. 소품과 배우들의 의상을 이용해 최대한 동물들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보는 내내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올 정도.
또한 처음 관객을 압도하는 웅장한 ‘심바의 탄생’ 이후, 심바와 무파사가 소떼들에게 쫓기는 장면 역시 기억에 오래 남는 명장면.
3층 구조로 된 입체적인 사막 계곡에 원근법으로 표현되는 들소떼들의 장면은 관객들도 소떼들에게 쫓기는 기분이 들게 만들 정도로 생동감이 넘쳤다.
하지만 극의 내용상 어린 사자 ‘심바’가 1시간 30분 가량의 1부 분량을 이끌고 가야한다. 이에 반해 아역 배우들의 연기력이 미숙해 고급스러운 어린이 뮤지컬을 연상케 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일본 극단 시키씨어터컴퍼니가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 샤롯데극장의 개막작으로 올린 ‘라이온 킹’. 넘쳐나는 대형 뮤지컬 속에서 얼마나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샤롯데 극장 /2006년 10월 28일부터 오픈런 공연 / 35,000~9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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