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삼풍백화점의 상처 치유
가을…삼풍백화점의 상처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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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10-27 10:33
  • 승인 2006.10.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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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
가을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현우(유지태). 오랜 연인이었던 민주(김지수)를 낯선 아파트로 초대한다. 의아해하는 민주, 그때 울리는 벨소리 그리고 장미꽃다발을 들고 있는 현우. “사랑한다. 영원히 지켜줄게. 나랑 결혼해줄래?” 수줍은 그의 청혼에 민주는 행복해한다.
햇살이 유난히 강하던 어느 봄날. 결혼 준비를 위해 쇼핑을 함께 하기로 한 두 사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긴 현우는 혼자 가기 싫어하는 민주를 억지로 백화점으로 보낸다. 급하게 일을 마친 후 허둥지둥 달려가던 현우. 횡단보도를 건너 민주가 기다리는 백화점으로 가려는 찰나 ‘쿵!’ 거대한 건물 두 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다. 거짓말처럼….
그리고 10년. 생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민주를 잃어버린 상실감과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 자신이라는 죄책감 속에서 괴로워하는 현우. 시간이 흘러도 가슴 깊은 아픔은 아물지 않는다. 웃음이 맑은 청년이었던 그는 이제 웃음을 잃어버린 냉정한 검사가 되어있다.
맡고 있던 사건이 여론의 도마에 올려지면서 검찰청에서는 그에게 책임을 물어 단기간의 휴직처분을 내린다. 그리고 그때 한 권의 노트가 현우에게 배달된다. 겉표지에 쓰여있는 ‘민주와 현우의 신혼여행’이라는 글씨. 십 년 전 민주가 현우를 위해 준비한 특별한 선물이었다.
하늘이 깊어지고, 단풍이 깃들고, 낙엽지듯, 가을이 사랑을 물들이는 순간. 민주를 느끼며, 지울 수 없는 사랑으로 여행을 떠난 현우. 그러나 노트에 적힌 여행코스마다 마주치는 한 여자가 있었으니….
전 국민을 경악과 분노 속에 빠뜨렸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다룬 영화 ‘가을로’. 영화는 백화점 붕괴로 가족과 연인, 그리고 이웃을 잃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낙엽 떨어지는 가을 풍경은 그들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점점 희미해져 가는 그 날의 아픔을 차분한 마음으로 돌이켜 볼 수 있게 한다.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를 통해 기존 영화의 틀을 벗어나 독특하면서도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김대승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이 주연을 맡았다. 오는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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