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대작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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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10-27 10:30
  • 승인 2006.10.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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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돈 카를로


베르디의 걸작 중 가장 깊이 있는 작품이라 평가되는 오페라, <돈 카를로>가 드디어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려진다. 베르디 그랜드 오페라의 결정판 <돈 카를로>는 1867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5막으로 초연됐다.
이 작품은 F. 쉴러의 극시 <스페인의 왕자 돈 카를로>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최전성기를 자랑하던 16세기 스페인 왕가의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하였다. 이후 <돈 카를로>는 베르디가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수차례의 수정을 거치게 되고, 십 여 년이 지난 1884년이 되어서야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4막으로 개정되어 다시 초연된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되는 <돈 카를로>는 세련된 무대와 드라마틱한 심리묘사로 국내 오페라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소영의 연출과 젊은 거장 오타비오 마리노의 지휘로, 이탈리아어 버전의 4막 형식으로 제작된다.
무자비한 운명을 등에 지고 죽음만이 유일한 안식이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신과 왕과 사랑을 위해 싸워야 했던 다섯 인물들의 오페라, <돈 카를로>. 기존의 오페라들이 주로 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사건과 감정변화를 단선적으로 묘사한 반면 대작 <돈 카를로>는 다섯 인간을 통하여 인간 본성을 깊이 있게 다룬 것이 특징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아들의 약혼녀와 결혼한 기독교 근본주의자 필립보 2세(베이스), 아버지에게 사랑하는 약혼녀를 빼앗기고 플랑드르 지방의 종교적 자유를 위해 일어선 왕자 돈 카를로(테너), 자유와 우정, 그리고 정치적 이상을 위해 목숨을 바친 로드리고 후작(바리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왕비 엘리자베타(소프라노), 한 때 왕의 정부로 왕비에 대한 질투심과 돈 카를로에 대한 사랑에 갈등하는 에볼리 공녀(메조 소프라노) 등 16세기 절대 왕권과 종교재판으로 특징지어지던 스페인의 궁정을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복잡한 심리적, 정치적, 종교적 갈등이 한치의 빈틈 없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 특별상을 수상한 테너 김재형, 거장 연출가 피에르 루이지 피치에게 발탁된 부세토 극장의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무대로 큰 화제를 모은 바리톤 강형규, 메트로폴리탄과 빈 국립극장을 정복한 서정학 등 예술의전당이 오랜 시간에 걸쳐 캐스팅한 탄탄한 배역진과 더불어 80여명의 합창단, 100 여명의 풀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장중하고 무게감 있는 사운드는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대작 오페라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11월 7일~11일 / 20,000~1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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