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시민 2명 중 1명은 한국사회에 ‘희망이 없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민간연구소인 희망제작소는 21일 시민이 느끼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 희망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시민희망지수’ 개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민희망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균이 5.32점으로 시민 2명 중 1명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개인의 희망인식지수(본인 삶이 얼마나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가)는 6.26점으로, 사회에 대한 희망인식지수(우리 사회가 얼마나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가) 4.37점보다 약 2점 가량 높았다.
개인의 희망인식지수가 사회의 지수보다 높다는 것은 사회를 절망적으로 인식하면서도 개인 삶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같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시민들은 우리 사회가 갈등과 억압, 양극화와 불공정한 사회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참가자의 74.3%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고, 사회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역시 77.7%에 달했다. 불공정한 경쟁사회라고 답한 응답자도 72.8%였다.
시민들은 희망 있는 사회가 되는 데 필요한 요소로 ▲일자리 안정(16.0%) ▲정치적 신뢰 회복(15.6%) ▲경기 회복(14.0%) ▲양극화 해소(13.6%) 순으로 답했다.
세대로는 사회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3040세대의 희망인식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권기태 희망제작소 소장권한대행(부소장)은 “시민희망인식조사를 통해 대한민국 시민들의 희망이 결핍된 상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지지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홍중 서울대 교수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두려워진 재난과 재해의 시대에 우리는 희망의 가능성을 애타게 찾고 있다”면서 “미래는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구축되는 것이며 세대, 성, 계급, 지역에 따라 다르게 생산되기 때문에 정치영역에서 희망의 쏠림과 박탈 현상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희망제작소 창립 10주년 기념 기획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1년여간 진행됐다. 연구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실현시키기 위한 과제와 정책목표 도출이 주목적이다. 15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희망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