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길거리인터뷰] 60대 이상도 돌아섰다 “대통령 결단해야”
[촛불 길거리인터뷰] 60대 이상도 돌아섰다 “대통령 결단해야”
  • 권녕찬 기자
  • 입력 2016-11-19 22:10
  • 승인 2016.11.19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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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4차 범국민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서울 광화문에서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촛불 시위는 19일에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이날 오후 ‘4차 범국민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수많은 인파 속에는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이날 광화문 일대에서 만난 60대 이상 어르신들은 한 목소리로 “대통령이 하루빨리 (퇴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왔다는 최낙훈(77)씨는 “지금 나오는 사실들을 보면 (대통령이) 단두대에 올라가야 할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법치주의인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할 순 없지만 스스로 판단해서 이제는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5% 밖에 안 되는 지지율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냐”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박모(78)씨도 “퇴진을 요구하려고 나왔다”면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퇴진할 때까지 계속 요구해야 한다”며 힘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은 또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나왔다”며 미래 세대를 걱정했다.

성남에서 왔다는 홍기섭(74)씨는 “우리 자식 세대들은 계속 대한민국에서 살아가야 할 것 아니냐”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한 마음을 참을 수 없어 힘든 몸 이끌고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주 집회에 이어 오늘도 왔다는 강모(67)씨도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너무나 힘든 나라가 돼 가고 있다”면서 “완전히 썩어 버린 이 나라를 어떻게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지금 청와대를 보면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인데 이러면 앞으로 국민들이 너무 힘들어진다”고 했다.

이날 만난 어르신들 중에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자신의 선택을 ‘반성’하는 이들도 있었다.

1번 찍었다는 60대 최모씨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후회하고, 1번 안 찍은 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 씨는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국민들이 총동원해서 외쳐야 한다”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내려올 때까지 집회에 나올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집회 주최 측은 오후 8시 30분 기준 광화문광장에 60만 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결집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집회 참가자가 최고치 시점을 지나서도 계속 집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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