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차움의원이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최순실·최순득 자매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일같이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차움의원은 ‘병원’이 아닌 ‘의원’으로 집 근처에서 흔히 볼 법한 동네의원같지만 실상은 프리미엄 의료서비스를 내세우고 글로벌 병원을 꿈꾸는 차병원그룹 대표 브랜드다. 일요서울에서는 전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차움의원에 대해 알아봤다.
안티에이징 라이프센터 표방하는 미래형 병원
회원권 1억 5천만 원 등 부유층 위한 서비스 제공
차움의원은 차병원그룹이 지난 2010년 5월 문을 열었다. 당초 일반의료보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한 만큼 병원 시설과 서비스 등이 일반 의원 및 병원과 차별화 됐다. 사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지 않았다면 일반인들은 잘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차병원그룹은 1997년 경기도 포천에 개교한 의·과학 특화 사립대학인 차의과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차의과대학교의 원래 이름은 포천중문의과대학교였다. 지금의 교명은 2009년 3월부터 사용했다.
차움의원,
최순실 살던 집과 ‘한 건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차움의원은 피엔폴루스 빌딩에 들어서 있다. 강남 최고급 레지던스로 불리는 청담 피엔폴루스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만큼 건물 외관은 병원보다는 호텔처럼 고급스럽다. 게다가 건물에는 병원임을 알 수 있는 표식이 전혀 없어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곳이 병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건물 1층에는 인포데스크 대신 고급 일식당 호무랑과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베이커리 더메나쥬리가 들어서 있다. 지하 1층 역시 신세계그룹에서 운영하는 SSG 푸트마켓이 들어서 있어 백화점 분위기까지 풍긴다. 사실 피엔폴루스 빌딩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 강남·청담 일대에서 쇼핑 및 먹거리로 유명한 핫 플레이스였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최씨 자매와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움의원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바로 이 건물에 위치한 청담 피엔폴루스에 최순실 씨가 최근까지 거주했었다는 점이다. 최 씨는 독일로 출국하기 전까지 이곳 10층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거주했던 오피스텔은 계약면적 384.05㎡(116.4평)으로 대형 평수다. 기준 전세가는 20억 원, 월세의 경우 보증금 1억 원, 월 800만~900만 원 정도다. 이곳은 최 씨 소유로 알려진 미승빌딩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 등과 5~10분 거리다.
멤버십 회원들 위한
특별한 병원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차움의원을 이용하고 약을 처방 받은 사실이 알려지고 난 후인 지난 17일 차움의원을 직접 찾아가 봤다. 1층은 지하 푸드마켓과 베이커리 등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주를 이뤘다. 차움의원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두 종류다. 멤버십 회원들이 이용하는 전용엘리베이터와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다. 엘리베이터 외에 에스컬레이터도 이용이 가능하다.
차움의원은 2층부터 7층까지 사용한다. 2층은 메디컬존, 3층은 안티에이징존, 5층은 피트니스존, 6층은 릴렉스존, 어반오아이스로 운영되고 있다. 시크릿가든은 5층에 있다.
의원 내부도 외부와 마찬가지로 고급스런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커다란 벽면 거울과 나무 소재를 사용해 편안한 느낌을 준다. 독특한 점은 의원 내부에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멤버십 전용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이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암호를 눌러야 문이 열린다.
프리미엄 의료서비스를 내세운 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회원료를 내야 한다. 한 언론보도를 통해 연간 회원권이 1억 5천만 원이라는 내용이 알려지긴 했지만 확인할 수는 없었다.
차움의원 고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주차장은 지하3층이다. 보통 발렛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지하 주차장에는 외제차가 즐비했다. 벤츠, 랜드로버, 폭스바겐 등은 기본이고 벤틀리까지 주차돼 있었다. 드문드문 보이는 국산차는 제네시스 EQ시리즈였다.

외국인 환자 유치 ‘올인’
안티에이징·줄기세포 주목
차움의원은 국내보다 해외진출에 더 관심이 많다. 그래서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전력을 쏟고 있다. 비록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과 연관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이 이용한 병원’이라는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외국인 환자들을 안티에이징과 줄기세포 보관·치료 등에 관심이 많다. 자연스럽게 차움의원도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과거 한 일간지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피부 관리를 받기 위해 한 달에 60여 명 이상의 외국인이 차움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이 중 10%는 중국·홍콩·일본의 유명 배우들이다. 중국의 6대 부호인 엄빈 회장을 비롯해 캐나다 부호 나이가드 회장, 미국 최고 미식축구 선수 테렐 오웬스, MTV 설립자인 할란 클라이만 등이 차움에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차움의원에서는 줄기세포 추출물을 이용한 피부관리 프로그램 에버셀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차움의원은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브랜드다. 하지만 기자들 사이에서 ‘차움’은 낯설지 않다. 포털에 실린 과거 기사를 살펴보면 차움의원과 관련된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반기사, 기획기사 등 다양하다. 본지가 아닌 건강, 라이프 섹션 등에 실리는 기사들은 대부분 기획기사다. 일반적인 광고를 싣는 대신 기사를 내주고 광고비를 주는 식이다.
홍보자료나 보도자료에서는 주로 ‘한국을 대표하는 미래형 병원’을 홍보 문구로 내세웠다. 그동안은 안티에이징 라이프센터를 표방하며 꾸준하게 안티에이징 통합의료기관으로서 입지를 넓혀왔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관련 분야에 전력을 쏟고 있다. 동시에 정부로부터 지금까지 총 192억 원에 달하는 줄기세포 연구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