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디자인 도용’ 논란
삼성-애플 ‘디자인 도용’ 논란
  • 오유진 기자
  • 입력 2016-11-18 19:19
  • 승인 2016.11.18 19:19
  • 호수 1177
  • 42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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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PC, 신형 맥 프로 베꼈다’ 누구 말이 진실?
논란이 된 ‘삼성 아트PC 펄스’(왼쪽)와 ‘애플 신형 맥 프로’(오른쪽)

자존심 버린 삼성, 맥 프로를 그대로 베꼈나

삼성전자 측 “삼성만의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기존의 네모난 모양을 탈피한 ‘원통형’ 데스크탑 PC를 출시했다. 하지만 출시와 동시에 애플사의 ‘신형 맥 프로’의 디자인과 똑같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디자인 논란의 중심에 선 주인공은 삼성전자의 ‘아트 PC 펄스’다. 일부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의 ‘아트 PC’의 디자인 가격만 ‘100만 원’이라며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너무 비싸게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내세우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의 ‘아트PC’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과거 ‘가성비’를 중시하던 국내 PC 시장은 현재 특징 없는 평범한 제품보다 기존과 다르고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PC 제품들에 주목 하고 있다.

이런 국내 PC시장의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5일 스피커와 저장장치를 조립해 쉽게 확장할 수 있는 원통형 디자인의 데스크탑 PC인 ‘삼성 아트PC’를 공개했다. ‘삼성 아트PC’는 하만 카돈(Harman Kardon) 360도 스피커와 1TB HDD유닛을 기본 제공하며 HDD 유닛은 별도 구매해 본체에 간단하게 모듈을 조립해 컴퓨터를 확장된 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문제는 삼성전자의 ‘원통형’ 데스크탑 PC 제품이 출시하기 전 이미 출시됐던 애플사의 ‘신형 맥 프로’ 디자인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앞서 애플은 2013년 딱딱하고 투박한 네모 상자 모양의 전통적인 PC와 달리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원통형 디자인의 ‘맥 프로(Mac Pro)’를 선보이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은 온라인상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한 누리꾼은 ‘자존심 버린 삼성 맥 프로를 그대로 베끼다’라는 제목과 함께 디자인이 흡사하다는 이유를 나열했다.

그는 맥 프로와 동일하게 아트PC 펄스 역시 검은색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며 원통형 디자인, 후면의 포트 디자인, 로고 위치 등 전반적으로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또 애플을 떠올리지 않도록 삼성이 디자인을 수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었음에도 원형 PC만의, 삼성만의 아름다움을 더하지 않아 맥 프로가 떠오르게 한다는 것은 삼성 스스로 가치를 낮추는 일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한 소비자는 “기존의 것으로부터 새로운 알파를 만들어 내면 창조이고 그렇지 못하면 베끼기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소비자들 역시 디자인 논란에 대해 “디자인 또 애플 따라한다”, “너무 대놓고 베낀 거 아니냐” 등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케이스 값만 100만 원?

‘삼성 아트PC’는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16GB의 DDR4 메모리, 데스크톱용 라데온 RX 460 GPU를 탑재해 HP 제품에 비해 좀 더 제원과 성능이 좋다. 제품 상단에 HDD나 SSD 등을 추가로 확장할 수 있는 모듈식 구조를 적용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꾀했다.
다만 가공비가 많이 드는 풀 메탈 디자인과 독자적인 모듈 구조 때문에 가격은 코어 i7 모델 기준 229만 원으로 비싼 편이다.

이에 한 소비자는 ‘삼성 아트PC’와 동 사양의 pc를 조립하는 데 총 가격은 102만2000원이 든다며 “디자인 값과 케이스 가격이 왜 100만 원이나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장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해당 사진은 삼성 아트PC와 같은 사양의 PC를 조림품으로 구입했을 때의 가격표다.

물론 조립품과 기성품의 가격 비교는 크게 날 수밖에 없다. 완제품의 PC의 경우 수익이 거의 나지 않아 비쌀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의 유통 과정 상 제조사와 부품 납품 기업까지 최소 5단계 이상이 진행되고 수입과 유통 과정에서 각자의 이윤을 책정하고 집적하기 때문에 최종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은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억울한 삼성전자

‘아트 PC펄스'를 둘러싼 논란에 삼성전자 측은 불쾌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데스크탑의 경우는 네모난 모양으로 나왔는데 그것도 동일한 디자인이라고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애플에서 디자인에 대해 비슷하다는 클레임이 있었으면 답변을 하겠는데, 일부 소비자들이 하루에도 몇 건씩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해 하나하나 다 답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통형으로 나온 제품들은 여러 제품이 있었다. 삼성만의 디자인 특징, 삼성만의 디자인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애플 측에 디자인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해 듣기 위해 문의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편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을 따라한다는 논란은 2003년에도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2003년 5월 ‘옙’을 출시 예정이었지만 애플의 반발로 출시를 연기했다. 당시 애플은 2001년 출시된 애플 아이팟 모델 디자인을 삼성전자가 그대로 베꼈다며 삼성전자가 출시를 강행할 경우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삼성 측에 전달했고 이에 삼성전자는 디자인을 모방하지는 않았지만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제품의 출시시기를 2003년 가을로 미루고 다시 디자인하기로 결정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대법원에서 디자인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앞서 2012년 1심과 2015년 2심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3건(디자인 특허 침해)을 침해했다는 판결에 따라 3억9900만 달러(약4435억 원)의 배상금을 부과 받았다. 이에 삼성은 디자인 특허 침해 배상금 산정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상고했다. 상고심의 핵심 쟁점은 지급해야 하는 배상금 산정이 타당한지를 가리는 것으로 최종판결은 2017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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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ty 2016-11-21 16:06:06 210.94.41.89
이런게 기사맞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