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후폭풍] ‘대통령 시혜’ 받은 TK 정치인 호위무사는 없다?
[최순실 후폭풍] ‘대통령 시혜’ 받은 TK 정치인 호위무사는 없다?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6-11-18 16:05
  • 승인 2016.11.18 16:05
  • 호수 1177
  • 6면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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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에 찾아온 유승민표 ‘배반의 계절’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새누리당에 또다시 ‘배신의 계절’이 찾아왔다. 선거때마다 저마다 친박·진박이라며 충성경쟁에 혈안이던 TK(대구·경북) 의원들이 ‘최순실 게이트’ 이후 일제히 자취를 감쳤다. 박 대통령에 의해 공천을 받고, 박 대통령 마케팅으로 당선된 이들이 오히려 탈박(脫朴)의 선봉에 서 있다. ‘진박 감별사’를 자처했던 최경환 의원은 침묵했고 ‘배신의 아이콘’이란 오명을 안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역시나 그의 계절이 돌아온 듯 박 대통령에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이에 정치권은 정권의 운이 다 돼가는 시점이면 늘 찾아왔던 ‘배반의 계절’이지만 이번엔 도가 지나치다고 경고한다. 박 대통령에 대한 TK 의원들의 ‘배반’은 머지않아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朴에 대한 배신은 TK에 대한 배신이다? 보수층 결집 ‘모락모락’
- 조원진 일침 “새누리 탄핵·탈당·하야 얘기 꺼낼 자격 있나?”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집권여당 ‘새누리호(號)’가 표류하고 있다. 김무성·유승민·오세훈·남경필·원희룡 등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이정현 대표의 리더십을 부정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의 후광으로 당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TK(대구·경북)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마저 제 살 길 찾기 위해 연일 박 대통령에게 비수를 꽂고 있다. ‘박근혜 바라기’였던 새누리당 TK(대구·경북) 정치인들이 ‘최순실 게이트’ 이후 비박계보다도 더 박 대통령에 날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비박계 강석호 의원조차 총선 땐 ‘朴 마케팅’

4.13 총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확실한 ‘콘크리트 지지층’이었던 TK(대구·경북) 공천은 첩보전을 방불케 했다. TK지역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박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라면 끄나풀이라도 잡으려고 혈안이 됐었다. 나아가 일부 후보들은 친박(親朴)을 넘어 ‘진정한 친박’을 의미하는 진박(眞朴) 마케팅까지 시도했다. 오로지 박 대통령만 바라보는 정치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강석호 의원조차 본선에선 박 대통령 마케팅을 했을 정도였다.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지 않은 TK 지역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나아가 최경환 의원은 ‘진박 감별사’ 완장을 차고 권세를 누렸다. 최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 의원들은 대통령 주변을 에워싸고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조원진·이장우·김태흠 의원은 돌격대로서 배신자로 찍힌 유승민 의원을 내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그 결과 TK 지역 25개 의석 중 23개 의석을 새누리당이 가져왔다. 당시 정치권에선 TK 의원들은 박 대통령과의 ‘연결고리’ 덕분에 여의도에 입성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이들 누구도 대통령을 찾지 않고 있다. 대통령은 결코 배신하지 않을 사람을 찾아 평생을 헤맸지만, 현재는 최악의 배신자들과 맞닥뜨린 모습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3일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에 연루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다음 주까지 고해성사에 나서 국민에게 사죄를 구하지 않고 거짓 사과를 반복하면 끝장”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거짓 사과’로 규정, 한껏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한 술 더 떠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 시절 비서실장 출신이자 선거운동을 적극 도운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저런 상황이었는지 전혀 몰랐다”며 “대통령의 본질을 모르고 지지했던 것에 대해선 나중에 기회를 봐서 사과하겠다”고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단칼에 잘랐다.

그는 또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초청 강연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보다 더 큰 문제는 박 대통령 자신”이라며 “결자해지하란 말이 박 대통령 귀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또다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박 대통령에 ‘시혜’를 받았음에도 안면 몰수하고 박 대통령에 되레 날을 새우는 정치인은 유 의원뿐만이 아니다. 강석호 의원은 4·13 총선 당시 비박계임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결국 당선됐고, 최고위원에도 뽑혔다. 그럼에도 강 의원은 지난 7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비박계로 구성된 별도 지도부를 꾸려 이정현 대표 사퇴를 압박하려는 의중에서다. 

뿐만 아니라 총선 당시 ‘진박 감별사’를 자처한 친박계 좌장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도 위기에 빠진 대통령에 침묵할 뿐이었다. 지난 16일 “지도부가 아무런 대안 없이 물러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이정현 대표의 1월 전대론에 힘을 실어준 게 다였다.
한 정치권의 관계자는 “조원진 의원과 이장우 의원이 최고위원이 된 것도 대통령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진실한 친박’ 타령을 했던 친박들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며 “선거의 여왕이 오면 필승이라며 애타게 찾아대던 이들이 지금은 어디 꼭꼭 숨었는지 모르겠다”고 조소했다.

그러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했던 친박들은 무엇하나? 청와대가 야당과 조중동 종편에 난타당해 피 흘리고 있을 때 대신 맞아준 적 있나”며 “온갖 권력을 향유하던 그들은 어디로 은신했는가? 정말 비겁하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새누리당 TK 의원 중 호위무사 ‘조원진’ 유일

그나마 조원진 최고위원만이 유일하게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나섰다. 조 최고위원은 14일 박근혜 대통령 거취를 두고 여당 내에서도 탄핵론이 나오는데 대해 “우리 스스로가 우릴 부정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탈당, 하야 목소리 내는 분들이 진정 이 얘기를 할 자격 있는 분들인지 붇고 싶다”며 새누리당 내 창궐한 ‘배신의 정치’에 일침을 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 일각에선 새누리당표 ‘배신의 계절’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과거 사드 배치 과정에서 이미 배신의 씨앗은 심어졌고 이번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꽃이 폈다는 것. 실제로 사드 배치가 경북 성주로 결정될 당시 TK 지역 새누리당 23명 의원의 입장은 극명히 엇갈렸다. 이들 지역구엔 ‘진박’이 대거 포진돼 있다. 그럼에도 백승주, 유승민, 추경호 의원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드 배치 반대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진박 감별사’ 최경환 의원을 비롯, 전 청와대 민정수석인 곽상도 의원,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의 정종섭 의원만 찬성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총선에서 진박을 주장한 TK의원들이 이제 지역 이해관계 때문에 반발에 나선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정치권은 이들의 ‘배신’ 뒤에는 ‘더 큰 배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박 대통령을 배신하고 떠난 TK 의원에게 그 지역 민심이 떠나지 않을 리 없다는 것.

물론 현재 TK 민심은 말 그대로 참담하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80%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안겨준 TK에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최근 10%대를 맴돌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박근혜 대통령의 안방인 TK 지역조차 분노케 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TK 민심이 다른 정치인으로 옮겨갈 공산은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국정농단에 크게 실망한 지역정서가 ‘정치 혐오 또는 염증’으로 이어져 당분간 표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TK 지역 朴 대통령 지지율 상승세

나아가 TK 민심은 그 속 깊은 곳에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연민과 미련이 있어 국면전환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다고 정치권은 분석한다. 박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거두었을지는 몰라도 연민의 정까지 버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TK의 한 중진의원은 “최근 지역구를 다녀보면 전반적으로는 촛불 민심과 비슷하지만 박 대통령을 너무 몰아붙이지 말라고 충고하는 분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 역시 “허탈해하고 분노하면서도 일각에서는 동정심도 스멀스멀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정국 수습과 대안 모색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당내 자중지란이 계속된다면 역풍이 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선 비박계와 박 대통령을 ‘배신’한 TK 의원들이 연일 친박계 소멸에 뜻을 같이 하고 있지만 쉽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당헌·당규 상 지도부를 강제로 퇴진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에 친박계가 1월 조기 전대까지 버틴다면 세를 결집할 가능성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아직까지는 친박계가 원내 최대 세력인 만큼 전대에서 TK 지역 등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한다면 당권을 그대로 유지해갈 수 있다고 본다”며 “바로 이 TK 지지층의 결집을 가속화하는 동력이 TK 지역 출신 의원들이 ‘배반의 정치’”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7일 실시된 리얼미터 집계에서 TK 지역 박근혜 대통려의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4.5% 오른 19.8%를 기록,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추미애 대표의 ‘양자 영수회담 제안 및 철회’ 여파로 인해 지난주보다 1.5% 하락했다. 또한 TK와 서울, 충청권과 40·50대, 진보층과 보수층에서도 지지층이 이탈했다.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은 지금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가운데 어느 정당이 국정을 수습할 능력과 책임감, 리더십을 지녔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국정이 흔들리고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들다는 민생의 소리를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정당이 정국 주도권 쟁탈전에 몰입하다가는 큰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새누리당 내 비박계를 포함한 TK 의원들은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양새다. 이정현 대표 사퇴를 외치더니 이제 사실상의 별도 지도부를 구성,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차기’를 내다보며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다면 국민의 외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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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 2016-11-18 23:51:20 223.33.181.157
명확하고 정확한 분석인듯!

닭 퇴진 2016-11-19 00:33:21 175.223.48.46
쓰레기 기사네.
청와대. 친박 입장에서 쓴 글이다.
언론 몰이 시작 구나. 친박놈들

펠테일 2016-11-19 00:04:51 125.184.24.191
박근혜한테 팽당하고
무소속으로 대구지역 국회의원으로 뽑힌 유승민이
박근혜의 시혜를 받았다뇨?

사실과 다른 얘기들을 사실인듯 자극적인 기사화하는 기레기인가요

김기팔 2016-11-19 10:40:11 221.159.6.111
욱기고 잡바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