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문재인-추미애 연대 ‘삐걱’ 이재명 ‘대안론’ 부상
[심층취재] 문재인-추미애 연대 ‘삐걱’ 이재명 ‘대안론’ 부상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6-11-18 16:04
  • 승인 2016.11.18 16:04
  • 호수 1177
  • 4면
  • 댓글 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민주당 최대 주주인 문재인 전 대표와 추미애 당 대표 간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지난 11월14일 추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제안, 청와대에서 수용했지만 당내 반발로 무산된것이 단초가 됐다. 추 대표는 ‘박 정권 퇴진’을 위해 단독으로 추진한 ‘영수회담’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사전 교감설’이 넓게 퍼졌다. 영수회담을 제안한 추 대표가 이를 철회하면서 리더십에 상처가 났고 문 전 대표는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박 정권 퇴진운동 전면에 나서겠다’며 ‘사전 교감 의혹’을 서둘러 차단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와 추 대표 간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지적부터 둘이 결별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당내 최대주주인 문 전 대표와 추 대표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秋 ‘영수회담’ 물먹고 文 ‘모르쇠’ ‘익사’ 할 판
- 미래권력 좇는 文, 현재권력 사수 朴 ‘수싸움’ 치열

추미애 대표는 단독으로 영수회담을 제안한 배경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성난 민심을 전하고 ‘2선 후퇴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과 면담 이후 ‘박 정권 퇴진운동’을 위한 명분 쌓기용 성격이 강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로서 존재감 과시,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서울시장 등 향후 정치적 행보를 위한 치적 쌓기용이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선도 나왔다.

무엇보다 문 전 대표 진영과 사전 조율을 거쳐 나온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었다. 추 대표가 당내 최대 주주이자 실소유주인 문 전 대표와 상의 없이 단독으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는 점에 대해서 여야를 막론하고 믿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추미애 ‘영수회담 추진’ 文 측근 가담했나

하지만 추 대표는 단독 영수회담을 추진하다 철회한 이후 비판이 일자, “당내 토론을 거쳐 영수회담을 결정해야 하느냐”라고 재차 ‘나홀로’ 추진한 것임을 항변했다. 문 전 대표 역시 추 대표가 영수 회담을 제안해 철회한 이후 이튿날인 15일 급작스럽게 ‘대통령의 조건 없는 퇴진’과 ‘전국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울러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에서 “(추 대표와)사전 논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논의가 필요하다면 최고위원, 원내대표, 중진과 논의할 일이지 저와 논의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 대표는 모든 대선주자를 똑같이 대우한다는 입장으로 저와 논의한다면 다른 분들과도 다 논의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영수회담’과 관련 ‘문재인 사전 교감설’이 정설처럼 나돌고 있다. 구체적으로 영수회담을 제안한 14일 전날 추 대표는 문 전 대표 측 문희상 등 중진 의원들과 최측근인 ‘3철’(전해철, 이호철, 양정철)과 사전 협의를 거쳐 영수회담 아이디어가 나왔고 추 대표는 문 전 대표에게 전화로 사전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전격 발표 이후 국내 민심 뿐만 아니라 당내 반발까지 역풍이 예상 외로 커지자 문 전 대표 진영은 ‘추미애 단독행위’로 몰아갔다. 14일 개최된 민주당 의총에서 친노 강경파 인사들은 추 대표를 공격해 철회하도록 만들었다. 문 전 대표도 15일 ‘문재인-추미애 사전협의 의혹’이 커지자 일정에도 없는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사전 교감설 차단에 나섰다.

‘월급 사장’인 추 대표 역시 실소유주인 문 전 대표 진영의 ‘독박’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처지고 결국 ‘영수회담 제안’을 철회하면서 제1야당 대표로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문 전 대표가 ‘사전 협의가 없었다’, ‘나도 몰랐다’고 밝히면서 오너와 사장 관계 역시 사실상 오래가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촛불 민심뿐만 아니라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의 반발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추 대표가 단독으로 영수회담을 추진한 배경에 대한 의문점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에 ‘대통령 임기보장 및 탈당 등 2선 후퇴’를 전제로 ‘추미애 토사구팽설’부터 ‘김종인 총리 빅딜설’, ‘부산 엘시티비리 친문 빅딜설’까지 확인되지 않는 ‘카더라식’ 소문이 여의도에 난무하고 있다.

‘추미애 토사구팽설’은 추 대표가 2년 임기를 마친 이후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현재 민주당 내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필두로 추 대표, 박영선 의원 그리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차기 서울시장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가장 앞서고 있는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선 이 시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야권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박 시장을 제치고 문재인, 안철수 다음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안 전 대표와도 ‘오차범위’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문, 추미애 버리고 이재명 ‘손’ 잡나

무엇보다 이 시장의 부각은 ‘바늘도 울고 갈’정도로 친문 패권주의 비판을 받고 있는 문 전 대표에게 외연 확대라는 점에서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이 시장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정의당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내에선 가장 진보좌파 성향이다.

이 시장은 민주당 대선후보지만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함께 ‘대통령 하야’를 위한 연대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송문순 회고록 파문’으로 종북 좌파로 몰렸던 문 전 대표다. 하지만 이 시장의 좌파 성향은 문 전 대표로 하여금 중도 우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이념적 착시현상을 만들어주고 있다. 당내 경선주자 중 없어서는 안 될 우군이 된 셈이다.

반면 추 대표는 대권 관리형 대표다. 무엇보다 ‘서울시장’을 노리는 이 시장의 부상으로 ‘문재인 대권-추미애 서울시장’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추 대표 대신 이재명 서울시장 후보로 말을 바꿔 탈 분위기다. 이는 추 대표에게 ‘망신’만 당할 게 확실한 영수회담을 부추켜 ‘악역’을 맡긴 점 역시 거리 두기를 위한 의도적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결국 ‘추미애 영수회담 무산’은 대선에 방점을 두고 있는 문 전 대표 진영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문 전 대표를 중도우파에 자리매김해주는 이 시장과 손을 잡고 ‘추미애 카드’를 버리기 위해 나온 전략적 아이디어라는 해석이다. 이는 차기 대선을 사실상 포기하고 서울시장 3선 연임으로 선회한 박 시장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게 만들었다. 당장 박 시장이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영수 회담 철회는 문재인 탓”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배경이기도 하다.

두 번째 영수회담 제안 배경으로 ‘김종인 총리 빅딜설’이 있다. 이는 김 전 대표를 총리로 추대하고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2선 후퇴’를 담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경우 남은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설’이다. 반면 ‘부산 엘시티비리 관련 친문 빅딜설’은 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으로 부상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엘시티 비리와 관련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수사’를 언급했다.

부산이 정치적 고향인 문 전 대표가 부산에서 10년 이상 ‘로비스트’로 활동한 이영복 회장이 체포되면서 측근 연루 의혹이 일자 청와대에 ‘임기보장’을 전제로 사전에 딜을 하기 위해 추 대표로 하여금 단독 영수회담을 추진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미래권력을 잡으려는 문 전 대표와 현재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박 대통령 간 치열한 수싸움이 ‘영수회담’을 통해 실체를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8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우선생 2016-11-21 21:03:55 175.125.173.83
백남기씨의 사인이라고 하는 죽음의 물대포도 위대한 노무현정부에서 도입했죠. 그때는 그리도 안전하다고 하더니... 하긴 노무현이 하면 무조건 옳고, 이명박근혜가 하면 무조건 나쁘죠.ㅋㅋㅋ

지나가다 2016-11-21 20:22:06 175.125.173.83
삼성특검은 그리도 반대하더니 대북송금 특검은 찬성한 문재인을 호남사람이 지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 더군다나 그는 DJ이의 사법처리 운운했던 사람 아닌가?

거짓말쟁이 문재인은 DJ가 이해했다고 괴변을 늘어놓는데, 그렇다면 노무현도 이명박이 자신을 수사한 것도 이해했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노무현이가 막말해서 남상국, 정몽헌 등 여러 사람을 자살하게 만든 사건은 괜찮고, 노정연의 외화밀반출로 수사도중에 노무현이 자살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냐?

반노반새누리 2016-11-21 20:12:49 175.125.173.83
노무현이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해서 미국에 군사주권을 팔아 먹더니, 문재인은 호남에서 참패하면 정계은퇴한다는 게 '전략적 발언'이란다.

노무현의 비서출신이라 그런지 참 한심하다.

무식한 노빠들은 '전략적 유연성'이 뭔지도 모를텐데,ㅉㅉㅉ

경훈도 2016-11-20 12:33:43 211.51.134.26
이재명이라면
민주당도 믿을 수 있다.

울리히 2016-11-19 15:15:01 175.223.10.120
역시 내예상이 적중했어 추가년 이젠 팽당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