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하고 엽기적인 판타지아 복수극
에로틱하고 엽기적인 판타지아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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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9-08 00:23
  • 승인 2006.09.08 0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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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 기묘한 서커스

교장인 아버지와 아름다운 어머니를 둔, 그리고 부유한 집안에서 살고 있는 12살 난 외동딸 ‘미츠코’는 자신이 길로틴에서 태어났다는 황당한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부모의 성교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된 후, 아버지에 의해 구멍을 뚫어 놓은 첼로 가방에 억지로 들어가 부모의 성교를 훔쳐보도록 강요당한다.

그 후, 아버지에게 강간당한 그녀는 자신을 질투하는 어머니가 사고로 죽은 후, 아버지의 여자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충격에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다리를 심하게 다쳐 휠체어를 타고 살게 된다.

그러나 훔쳐보기, 근친상간, 사고사, 자살시도, 난교 등 음란하고 충격적인 설정이 가득한 이 비상식적인 이야기가 모두 또 다른 여자 ‘타에코’의 포르노 소설 속 이야기이다.

그런데 ‘타에코’는 ‘미츠코’의 어머니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타에코’의 포르노 소설 속 이야기가 끝나고 그 소설을 쓰는 ‘타에코’가 사는 현실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색정증 환자처럼 보이는 소설가 ‘타에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젊은 조수 ‘유지’를 만나면서 드러나는 가족사는 그 자체로 지옥도였다.

<수상한 서커스>는 간단히 말하자면 복수담이다. 이 영화의 후반부는 비상식적으로 보이던 전반이 상식적으로 교정되는 과정이지만 그렇다고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이야기가 설득력을 갖는 부분은 성범죄 피해자의 트라우마(상처)가 드러나는 순간일 것이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정체성을 뒤집어쓰면서 완전한 부인의 길을 간 것이 밝혀지는 순간 <기묘한 서커스>는 그 환상적 본질에도 불구하고 잔혹한 현실로 귀환한다.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엽기적인 소재에 판타지와 몽환적인 전개가 돋보이는 일본 영화 <기묘한 서커스>에 관객상을 안겨주었다.

또한, 작년에 열린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해 상영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대중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는 일본 B급 에로틱 스릴러 영화의 틀과 판타지 요소를 결합한 이 작품은 근친상간과 사지절단과 같은 충격적인 소재 때문에 논란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는 8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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