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盧)-DJ’ 서로 칼 겨누나
‘노(盧)-DJ’ 서로 칼 겨누나
  • 김현 
  • 입력 2007-03-16 09:23
  • 승인 2007.03.16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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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대립각 세운 내막

범여권의 출발선상에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통합신당추진세력과 기존의 친노파, 일명 사수파그룹이 서 있다. 즉 노무현 대통령과 DJ의 ‘양강구도’로 굳혀지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 일각에선 통합신당파 그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 오는 10월경이 되면 다시 뭉칠 수 있다는 ‘위장이혼설’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통합신당추진 세력이 최근 동교동 사저를 방문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잘 꿰뚫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노(盧)-DJ’간의 대립구도로 범여권의 대선판이 구성된다는 얘기다. 최근 통합신당추진 세력이 동교동 사저를 방문, DJ를 만나 밀담을 나눈 것도 DJ의 영향력을 보여준 대목이다. 그 뒷 배경에는 DJ가 향후 대선구도 과정에서 노 대통령과 한랭전선을 형성할 확률이 크다는 관측이다.

어차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탈당파세력(=통합신당추진세력)은 노 대통령과는 각자 다른 행보를 걷겠다고 공언한 인사들이다. 이 때문에 통합신당추진 세력은 DJ의 정치세력을 한데 끌어 모으고, 호남기반을 확보해 대선고지에서 승리를 거머쥐는 전략구상을 고민 중에 있는 셈이다. 결국 통합신당추진 세력이 추진하고 있는 시나리오 구상의 밑그림이 시나브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범여권의 대선구상에서 탈당파와 사수파간의 대립은 결코 사전에 짜여진 각본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위장이혼의 시나리오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합신당추진모임 세력은 아직 그 동력이 약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정동영 전의장은 물론 여권내 정동영계 20여명이 뒤늦게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통합신당파의 주춧돌인 김한길 의원과 정 전의장의 ‘지분 나눠먹기’ 싸움이 전개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통합신당추진 모임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인물은 김한길 의원이다. 정치권에선 그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것도 의도된 ‘기획탈당’이었다고 말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통합신당추진 모임 의원들이 동교동 사저를 방문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DJ가 훈수를 두고 있고, 향후 이들이 통합신당창당 추진과정에서 일정부분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결국 DJ의 ‘상왕(上王)정치’가 시작됐다는 얘기다.

더구나 김한길 의원이 제3세력으로 간주되는 정운찬 전서울대총장을 만나 정계입문을 타진한 것도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정 전총장에게 두 차례 전화연락을 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통합신당추진모임 의원들의 의견조율이 이뤄진 상태라는 점에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전총장은 더욱이 노 정권과도 대립노선을 그리고 있다. 정 전총장은 최근 <일요서울>기자와 만나 “노 정권이 나를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보고 있다”며 묘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이는 현정권이 정 전총장을 범여권의 대선주자로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대목이기도 하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정 전총장의 동선이 DJ쪽으로 가닥을 굳히고 있음을 알고, 노대통령이 (정 전총장을)경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결국 한동안 여의도 정가를 떠돌던 탈당파의 ‘위장 이혼설’과 10월 사수파와의 ‘재통합설’은 가상 연출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가 정설이라는 시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구도는 노대통령과 DJ의 대립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앞으로 통합신당파 의원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면 금방 드러날 일이다”라고 확언했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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