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어젯밤(8일) 긴급체포, "박 대통령과 독대한적 없어"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어젯밤(8일) 긴급체포, "박 대통령과 독대한적 없어"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6-11-09 08:54
  • 승인 2016.11.09 0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서울ㅣ정치팀] 검찰이 최순실(60·구속)씨의 최측근인 광고감독 차은택(47)씨를 8일 밤 체포하면서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차씨의 갖은 의혹도 실체를 드러내게 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밤 9시 40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차씨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로 압송해 밤샘 조사를 벌였다.

차씨는 검은 모자를 눌러쓴 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했다. 그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중국에 갔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져 마음이 복잡해 머물렀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만났을 뿐 독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최순실씨와의 관계나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차씨는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께 너무 죄송하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차씨는 지난 9월 말 중국으로 떠난 뒤 40일 남짓 만에 자진 입국했다. 중국에서도 그동안 행적을 감춘 채 지내 사실상의 도피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최씨가 지난달 30일 입국한 뒤로 심경을 바꿔 귀국을 준비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등을 통해 국내에 귀국 의사를 알리기도 했다.

차씨는 중국 상하이 한인 밀집지역과 칭다오에서 머물다 일주일 전쯤 일본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중국으로 들어오는 등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검찰은 현재 차 전 단장의 동의를 얻어 밤샘 조사에 착수했다. 최씨 최측근인 차 전 단장은 최씨를 알게 된 이후 문화창조융합본부장과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을 지내며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과정에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알려진 상태다.

차 전 단장 소유로 지목된 회사 엔박스에디트, 플레이그라운드, 아프리카픽쳐스는 각각 '늘품 체조' 동영상 제작, 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 행사, KT 광고 등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전단장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정부 프로젝트는 '문화창조융합벨트', 'K-컬처밸리' 등 20여 개에 달한다.

차 전단장은 또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자신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59) 홍익대 교수를 문체부 장관에, 외삼촌인 김상률(56) 숙명여대 교수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송성각(58) 전 제일기획 상무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앉혔다고 의심받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