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수진(임상효)의 교통사고 소식에 인수(배용준)는 삼척으로 향한다. 아내의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병원에서 그는 수진과 함께 사고를 당한 경호(류승수)의 아내, 서영(손예진)을 만난다. 중상을 입은 수진과 경호가 좀처럼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이, 배우자들의 사고 처리 과정에서 인수와 서영은 두 사람이 불륜 관계였음을 알게 된다. 믿었던 사랑은 혼돈으로, 분노와 배신감으로 변한다.간호를 위해 장기 투숙한 모텔에서, 병원에서, 두 사람은 계속 스치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이 같은 슬픔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지면서 배우자들과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처음엔…그들이 어떻게 만났었는지 궁금했어요.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었고… 근데 지금은 그들도 참 힘들었겠구나하고 생각해요…”
<종려나무 숲, 유상욱 감독>
젊고 능력있는 변호사 김인서(김민종)는 대학의 특강요청으로 강릉행 버스에 오르는데, 그를 쫓아온 여자 최성주(이아현)에게 자신의 묻어둔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2년전, 특허권 업무차 거제도 조선소로 오게 된 인서. 그는 조선소 한 무리의 족구팀들 가운데 한 여자에게 시선을 빼앗긴다. 작업복 차림에 남자 직원들 틈에서 강렬한 스파이크를 구사하는 화연(김유미). 1년만 사귀자는 인서의 농담 같은 제안이 화연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술에 취한 그녀를 바래다주게 된 인서. 이국적인 종려나무가 산을 뒤덮고 있는 바닷가의 쓸쓸한 외딴집. 그곳에 외롭게 살고 있는 세 여인. 종려나무 숲에 얽힌 세 여자의 비밀스럽고도 가슴 시린 이야기에 귀 기울이던 인서는 문득 화연을 향한 사랑으로 가슴이 먹먹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결국 인서는 화연을 섬에 남겨두고, 도망치듯 서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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