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전세계 영화계에서 잘 다루지 않은 볼링이라는 소재에 도박을 접목해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영화 ‘스플릿’이 거친 면모 뒤에 따듯함을 선사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화 ‘스플릿’은 지난 3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최국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우선 최 감독은 볼링을 소재로 사용한 것에 대해 “우연한 기회였다. 자폐 성향의 남자분이 말도 안 되는 자세로 너무 잘 치시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이 이미지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야 겠다. 또 볼링 천재가 등장하면 주변 사람들이 이용해 먹기 위해 안달이 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결합해 영화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볼링 도박은 영화적인 상상력”이라며 “과거에 볼링이 고급 스포츠였을 때는 성행했었는데 지금을 사라진 추세”라고 설명했다.
추 감독은 “볼링장이 네모라서 재미가 없다. 볼링장마다 캐릭터를 부여하려고 했고 중계방송처럼 보여 지는 것은 안 돼니깐 다양한 영상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류지태는 이번 작품이 중 예산 영화임 재차 강조하며 볼링이라는 소재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간 도박 영화 시나리오를 몇 번 받아봤는데 똑같이 하는 것 같아서 거절했었다”면서 “이번 작품은 뭔가 달랐고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도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더욱이 유지태는 “철종 캐릭터 같이 이렇게 밑바닥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잘 소화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배우로서 욕심이 났었다”고 말했다.
극중 생계형 브로커로 등장하는 이정현은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이런 역할을 언제 해볼 수 있을까 싶어서 결정했다. 같이 출연한 배우들도 마음에 들었다”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영훈 역을 맡은 이다윗은 “이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며 “자세만 3개월 가까이 연습을 했다. 특히 자폐성향의 습관이 몸에 익지 않아 수시로 따라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다윗은 영화 촬영이 끝났지만 그게 익숙해져 고민이라고 말해 웃음을 전했다.
악역 두꺼비를 맡은 정성화는 “저를 악역으로 믿어줄 감독님이 있을까, 많은 분들에게 발랄한 사람, 쾌활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이 악역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지금 막 작품을 감상했는데 너무 즐겁게 봤고 인생에서 악역을 소화해서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욱이 이번 작품에서 이다윗은 엔딩크레딧의 노래까지 담당해 눈길을 끌었다
이다윗은 “감독님이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어느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며 “아마 감독님이 취하셔서 잘못 들으시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전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출연진들은 영화 ‘스플릿’이 루저들의 성장이야기라며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요즘 어지러운 마음을 스트라이크 한방으로 날려버렸으면 좋겠고 따뜻한 온기를 느끼길 기원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영화 ‘스플릿’은 과거 볼링계의 전설로 불리던 ‘철종(유지태 분)’이 교통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낮에는 가짜석유 판매원, 밤에는 도박 볼링판 선수로 뛰며 바닥 인생을 전전한다. 어느 날 철종은 자폐성향을 갖고 있지만 천재적인 능력을 보유한 ‘영훈(이다윗 분)’을 만나 파트너로 끌어들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우역곡절을 볼링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담아냈다.
오는 10일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