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의 검찰 출석이 예고된 31일 오후 3시 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는 1000여 명의 취재진들이 새벽부터 몰렸다. 최씨가 포토라인에 등장하자 분노를 표한 시민들로 포토라인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오후 3시 비선실세로 주목받은 최씨가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서 나왔다. 그는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목도리, 뿔테안경으로 얼굴을 감싼 채 포토라인 앞에 섰다.
최씨의 등장과 동시에 시민단체 활빈단 등이 나타나 “최순실 구속,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프레스 라인을 무너뜨렸다.
한 남성은 “시녀검찰 해체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미리 준비한 인분을 검찰청사에 뿌리기도 했다.
북새통에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지자 최씨는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죽을 죄를 지었다”며 흐느끼다 옆 직원을 향해 “어떡해…”라는 말을 남기고 검찰 직원들에 의지해 검색대를 통과했다.
검찰청 내부에서는 직원들이 뛰어나와 최씨의 동선을 지켰다는 후문.
이날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TBS와 NHK 등 일본 미디어는 물론 프레스TV, 알자지라 등 중동 언론도 최씨의 취재를 위해 진을 치고 포토라인 앞을 지켰다.
기자들은 미르재단과 K재단의 사유화 이유와 독일 법인 설립 이유, 비선실세 의혹 등의 구체적 질문을 준비했지만 최씨의 답을 듣지 못했다.

검찰 직원들과 최씨가 지나고 난 복도에는 주인 없는 신발 한 짝이 남겨졌다. 검은색의 프라다 로고가 박힌 신발은 최씨의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청 직원들도 최씨를 보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할 당시보다도 더 많은 기자들이 몰린 것 같다”고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