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출’의 소재는 불륜이다. 두 주인공의 사랑은 현실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슬픈 사랑. 끝을 알 수 없기에 둘의 사랑은 더욱 애절하기만 하다. 주인공 인수(배용준 분)는 조명감독이다. 어느 날 인수는 강원도의 한 병원 수술실에서 아내 수진(임상효 분)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간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는 아내의 외도사실을 알게 된다.아내가 사고 당시 함께 동승한 남자 경호(류승수 분)와 불륜사이였던 것. 그리고 그 병원에는 경호의 아내 서영(손예진 분)이 있었다. 사고를 당한 수진과 경호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배우자의 불륜과 사고라는 두 개의 소식을 동시에 접한 인수와 서영은 혼란에 빠진다. 배우자가 깨기를 바라면서도 원망스럽고, 분노하면서도 애정이 남은 미묘한 감정. 두 사람은 이 감정 속에서 똑같은 고통을 겪으며 서로를 이해해간다.
그리고 어느새 그들은 배우자들처럼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들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돌아가야 할 그들의 자리가 있다. 그들이 사랑이라고 믿는 지금의 감정은 잠시 스쳐가는 일일뿐. 두 사람은 이제 그들의 마지막 ‘외출’을 준비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불륜을 저지르며 복잡한 감정에 빠지는 주인공들을 클로즈업하며 ‘과연 불륜도 사랑일까?’에 대해 묻는다. 두 주연배우의 탄탄한 연기력과 감독이 전작에서 보여준 섬세함, 그리고 ‘아름다운 불륜’이라는 다소 아이러니한 소재가 궁금하다면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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