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중진용퇴론’을 제기했다. 호남의 중진 현역의원들이 지역구를 포기하고 수도권에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지역주의를 기반으로 정치생활을 했던 분들이 수도권에 출마해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며, 현재로서는 수도권에 출마해 당선될 수 있는 후보는 한화갑 전대표 1명 정도라고 생각한다.
-‘호남중진용퇴론’은 결국 세대교체인데, 세대교체의 주체는 누구인가. 향후에 영입할 사람인가 혹은 당 내부의 인물인가.▲세대교체의 주체는 당연히 유권자 즉 지역민이다. 당 내부의 인물이든 새롭게 영입되는 사람이든 결국 깨끗하고 참신한 인물일 때만이 정치개혁과 구태정치 타파를 요구하는 지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전국정당화 보다는 호남 사수, 수도권 선전이라는 총선전략을 수립한 것처럼 보이는데.▲그렇지 않다. 분당과 탈당 과정에서 생긴 100여개 사고지구당 위주로 재편작업을 벌이다보니 우선순위가 정해진 것뿐이다. 그리고 현재 민주당이 세우고 있는 전략은 이번 총선을 ‘부패 대 반부패’의 구도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우리당 모두 대선자금 비리 등 부패라는 고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결국 조대표의 깨끗함이 승부수다.
-DJ 때도 못한 전국정당화가 이번 총선에서는 가능하다고 보는가.▲민주당이든 한나라당이든 전국정당화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지역주의와 민주당이라는 당명으로 국회의원직을 보전해 오면서 아직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당과 정치의 개혁을 가로막고 있는 세력, 부패한 정치인, 철새 정치인들을 교체하는 등의 공천혁명을 주도해 나간다면 못할 것도 없다.
-민주당과 우리당 일각에서는 두 당의 합당 또는 연합공천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17대 총선은 국민주권을 위반하고 정치를 공익의 대상이 아니라 사익의 대상으로 생각하여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철새 정치인은 물론 부패한 정치인을 심판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국민들도 그것을 원하고 있을 것이다.
-조순형 대표의 ‘리더십 부족’이 제기되고 있다. 조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보는가.▲정치통합, 공천혁명, 영입 등을 포용적 자세로 주도하지 못한 점이나 융통성이 없는 등의 리더십 부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어차피 선대본부 체제로 가게 되면 부패스캔들이 없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조 대표의 깨끗한 이미지는 총선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또한 한화갑 전대표가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정동영 의원이 우리당 의장에 당선됐다. 정동영 의장에 대한 평가는.▲내가 보는 정동영 의원은 ‘정치인 정동영’이 아닌 ‘아나운서 정동영’일 뿐이다. 현재 정 의장이 외치고 있는 ‘정치개혁’이라는 화두를 자신의 신분상승 혹은 이미지 메이킹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철학으로서 생각하고 있다면 협력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 의도가 의문스럽다.
-정동영 체제에 대항해 민주당의 총선 체제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정동영 체제는, 심하게 말하면 ‘콘텐츠가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애써 다른 전략은 필요치 않다고 본다. 굳이 세워야 한다면 우리에겐 추미애 의원이 있지 않은가. 상임중앙위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조 대표가 청와대를 전담하고 추미애 의원이 정동영 의원에 대항하는 식의 이원화 대책이 있을 수 있겠다.
김종민 kjm9416@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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